공인중개사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 10%가량 줄어
온라인 허위매물을 처벌하는 개정 ‘공인중개사법’ 시행 이틀 만에 서울 아파트 매물이 10% 이상 줄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3만건을 넘는 매물이 사라졌다.

23일 부동산 통계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네이버 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매물이 지난 21일 대비 13.6% 감소했다. 21일은 1년의 유예기간을 끝내고 허위매물 단속이 시작된 날이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와 전·월세 매물은 개정 법 시행 당일만 해도 8만5821건이었지만 이틀 만에 7만3126건으로 줄었다. 송파구의 감소 비율이 가장 컸다. 21일 5446건이던 매물이 4011건으로 26.4% 감소했다.

가락동의 경우 1981건에서 470건으로 76.3% 급감했다. 9510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는 1586건이던 매물이 145건으로 90% 이상 줄었다. 잠실동에서도 잠실주공5단지의 매물이 80.9%(899→172건) 감소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허위매물은 아니지만 여러 곳에서 등록한 중복매물을 소거하면 실제 거래 가능한 매물은 더 적은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초구(-25.1%)와 양천구(-20.9%), 광진구(-17.1%), 강남구(-16.6%) 성동구(-15.3%), 동작구(-14.2%), 강동구(-12.9%), 성북구(-10.2%) 등이 두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였다. 반면 종로구의 경우 같은 기간 매물이 652건에서 627건으로 25건(-3.8%) 줄어드는 데 그쳐 서울에서 가장 낮은 감소폭을 보였다.
개정 법 시행 전과 비교하면 매물 감소폭은 더욱 크다. 서울에선 지난 16일만 해도 10만8578건의 매물이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돼 있었지만 현재는 7만4126건으로 3만건 이상 증발했다. 중개사들이 자진해서 매물 등록 을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 중개사법은 허위매물을 등록한 중개사에 대해 건당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수요자를 끌어들이려는 이른바 ‘미끼 매물’이나 중개 의사가 없는 매물, 실제론 다른 중개사가 맡은 매물 등이 허위매물에 포함된다. 가격이나 생활 여건 등을 사실과 다르게 표현하는 경우도 해당한다.

그동안은 허위매물 단속이 중개업계의 자율에 맡겨졌다. 포털사이트 부동산 협력업체(CP)들의 연합체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허위매물 신고를 받아 검증하는 방식이다.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매물을 광고노출에서 제외시킨 뒤 전화 유선검증이나 현장검증 등을 통해 정상매물 여부를 판단했다. 대부분의 중개업소는 소명 과정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신고 즉시 자진해서 허위매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율처리를 하더라도 3회가 누적되면 일주일 동안 신규 매물등록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허위 매물을 등록한 공인중개사에 대한 처벌 규정이 미약하다고 보고 지난해 법을 개정했다.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이나 직방, 다방 등 모바일 중개플랫폼도 단속 대상이다. 모니터링 업무는 한국인터넷광고재단에 위탁했다. 당초엔 한국감정원이 매물 등록 단계부터 전산으로 검증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위매물 감소로 집을 구하는 수요자들이 헛수고를 할 일은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쟁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가능일조차 ‘날짜 협의’로 표기하는 것조차 허위매물로 간주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며 “임대차 3법 시행 때문에 날짜를 정하기 어려워졌는데 현실을 모르고 규제만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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