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청주 매각 후 1주택 비과세로 반포 처분
김조원, 강남 2주택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 묶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다주택 논란에 휩싸인 청와대 참모들의 행보가 엇갈렸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2주택을 모두 매각한 반면 김조원 전 민정수석은 청와대를 떠났다. 그러나 2~3중 규제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매각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란 지적도 나온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 실장이 소유한 반포동 ‘한신서래’ 전용면적 46㎡가 지난달 24일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4일 거래를 완료하고 잔금만 남은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노 실장은 이 아파트 매각으로 무주택자가 됐다. 그는 앞서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에게 실거주를 제외한 집을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본인은 강남이 아닌 충북 청주의 아파트만 매각하려 한다는 논란이 일자 두 집을 모두 팔기로 했다.

지방 아파트를 매각한 뒤 반포 아파트를 팔게 되면서 세금 측면에선 상당한 이익을 보게 될 전망이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인 상황에선 어느 집을 먼저 팔든 양도소득세가 중과된다. 노 실장의 경우 차익이 거의 없는 청주 아파트를 매각한 뒤 1주택 상태로 반포 아파트를 팔았다. 1주택자는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관계없이 9억원까지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9억 초과분에 대해선 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80%의 장특공제도 받는다.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노 실장은 반포동 아파트를 2006년 아내와 공동명의로 취득했다. 매입가액은 2억8000만원이다. 15년 보유한 동안 8억5000만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하지만 1주택자가 된 덕에 매각가액 기준 9억원까지는 비과세다. 매각가 11억3000만원에서 9억원 초과하는 2억300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계산하는 셈이다. 여기서도 부부 각자 80%까지 장특공제를 받을 경우 과세표준이 낮아져 총 납부할 세액이 200만원 안팎이란 계산이 나온다. 반포 아파트를 먼저 팔았을 경우 3억~6억원(청주 아파트 기준시가에 따라 중과세 적용)의 세금이 발생하는 것과 큰 차이다.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반면 김 전 민정수석은 집을 한 채도 정리하지 않고 결국 직을 떠났다. 김 전 수석은 도곡동 ‘도곡한신’ 전용 84㎡와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전용 123㎡를 보유하고 있다. 당초 잠실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지만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놨다가 거둬들이면서 “처분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을 샀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사의를 표하고 청와대를 떠났다.

일각에선 애초 집을 처분하기 힘든 환경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금과 대출, 거래까지 정부가 만들어낸 규제가 겹겹이 싸여 있어서다. 김 전 수석은 노 실장과 달리 서울에서 2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시세 상승폭이 커 어느 집을 먼저 팔든 양도세가 무겁다. 여기에 도곡동과 잠실동 모두 지난 6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아파트 지분이 18㎡를 넘지 않는 일부 소형 면적대를 제외하면 구청을 허가를 받은 뒤 매수자가 실거주하는 조건으로만 거래할 수 있다. 최근 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처럼 매수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대출규제도 거래가 쉽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김 전 실장이 내놓은 잠실 아파트의 경우 시세가 20억원 안팎이다. 지난해 ‘12·16 대책’ 이후 투기과열지구의 15억 초과 아파트에 대해선 대출이 제한된다. 결국 20억가량의 현찰을 갖고 있으면서 잠실로 이사할 계획을 가진 매수자가 아니면 김 전 실장의 집을 살 수 없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스스로 다주택자의 출구를 막아놓고 출구를 찾으라고 한 꼴”이라면서 “자본주의를 역행하는 지침과 규제가 만들어낸 해프닝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