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22년까지 8만가구 추진에
국토부는 "혜택 축소"

2020 세법개정안 '내년 축소'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정책이 엇갈리면서 역세권 청년주택사업 차질이 우려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정책이 엇갈리면서 역세권 청년주택사업 차질이 우려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무주택 청년 등을 위해 서울시가 8만 가구 규모로 도입을 추진 중인 ‘역세권 청년주택(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이 정부의 잇단 부동산 정책으로 좌초 위기에 빠졌다. ‘2020년 세법 개정안’의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특례적용 기한을 단축하기로 하면서다. 잦은 부동산 대책에 따른 행정 혼란으로 한쪽에선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다른 쪽에선 이를 막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 “개정안 수정해달라”
역세권 청년주택 '정책 엇박자'…공급 '빨간불'

3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주 조세제한특례법 개정안을 수정해달라는 의견을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전달했다. 현재 개정안대로 장특공제 특례기한이 줄어들 경우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서울시의 우려다.

장특공제란 집을 팔 때 보유기간에 따라 세액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개정안에 따르면 당초 2022년 12월 31일로 예정됐던 특례 적용 기한이 올해 말로 2년 단축된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31일 안에 8년짜리 임대주택을 등록해야만 50%(10년 이상 임대 때 70%)의 장특공제를 받을 수 있다. 민간임대뿐 아니라 정부 사업인 공공지원민간임대 역시 적용 대상이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자가 8년 임대를 마치고 개별 분양 등을 통해 출구전략을 짤 때 양도세 부담이 증가해 수익성이 크게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8만 가구의 역세권 청년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역세권 고밀 개발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형태로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에 역 주변 땅을 가진 소유주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인허가 물량만 3만1500여 가구에 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세권 청년주택은 서울시의 핵심 임대주택 사업으로 신축을 통한 실질적인 공급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조세 부담이 증가해 신규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정안은 법인이 아니라 개인사업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일반적인 공공지원민간임대 사업과 달리 개인사업자가 참여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지원민간임대에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가 참여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며 “사업자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부담이 있고 공급에 영향을 줄지 구체적으로 논의해봐야 수정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특공제는 추가 혜택인 데다 형평성 문제 등을 감안할 때 수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마친 뒤 다음달 국회에 제출된다.
잦은 법 개정으로 시장 혼란 커져
정부기관 간에 엇박자가 나는 것은 지나치게 잦은 법 개정과 복잡해진 규제로 행정 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세법 개정안 내용을 지난달 말에야 파악해 부랴부랴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와 기재부 역시 해당 개정안을 만들면서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에 미칠 영향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역세권 청년주택에 참여하는 한 시행사 관계자는 “법인 종합부동산세 등을 크게 강화한 ‘7·10 부동산 대책’ 여파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안도 아직 다 마련하지 못했다”며 “정부기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민간에서 어떻게 알겠냐”고 반문했다.

세법 개정안은 임대사업이나 법인을 활용한 개인들의 부동산 투기를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6·17 대책’과 ‘7·10 대책’ 등을 통해 법인의 부동산 세금 부담이 크게 높아지면서 민간 임대사업을 중단하려는 시행사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기재부는 별도 예외규정을 마련 중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족한 서울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특단의 공급대책을 만드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며 “기존에 규정을 만들고 길을 터줬던 사업들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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