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장교 숙소 리모델링해 8월부터 시민에 개방

서울 용산미군기지 옆 옛 방위사업청 부지로 옮길 예정이었던 경찰청 시설이 용산 정비창 정비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용산공원에 자리를 내준다.

이로써 국가공원인 용산공원 면적은 300만㎡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넓어지고 남산과 연결되는 녹지축이 보강될 수 있게 됐다.

용산기지 내 장교숙소 일부는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조돼 8월부터 개방된다.

금단의 땅이었던 미군기지 일부 부지에 처음으로 우리 국민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됐다.
용산공원 남산쪽으로 더 넓어진다…경찰청 시설 예정부지도 포함
정부는 21일 제2회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를 열어 용산공원 북측 구 방사청 부지 내의 경찰청 시설 신축 예정부지(1만3천200㎡)를 용산역 정비창 개발지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를 용산공원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당초 남영동 대공분실 부지를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전환하고 첨단치안센터와 종합민원콜센터 등 경찰청 시설은 구 방사청 부지로 이전할 예정이었다.

국토부는 온전한 용산공원 조성을 위해 경찰청 예정시설을 용산역 인근 정비창부지로 이전하기로 경찰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남산부터 용산공원을 지나 한강을 잇는 남산-한강 녹지축이 온전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제1회 회의에서 의결된 용산공원 경계 확장 추진계획의 후속조치로 용산공원 정비구역 변경고시안을 의결했다.

앞서 1회 회의에서 위원회는 용산공원 인근 군인아파트와 전쟁기념관, 용산가족공원,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공원에 편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로써 용산공원 면적은 243만㎡에서 48만㎡가 늘어난 291만㎡로 바뀐다.

위원회는 추후 경찰청 시설 예정부지를 포함한 옛 방사청 부지 8만6천㎡도 용산공원 경계 내로 편입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공원면적은 다시 299만6천㎡로 증가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유홍준 민간공동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원부지의 첫 개방 행사를 열었다.

용산기지 동남쪽에 있는 미군 장교숙소 5단지 부지가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돼 8월 1일 국민에 전면 개방된다.

장교숙소 5단지는 1986년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부지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군 장교를 위해 운영한 임대주택이다.

정부는 올해 1월 소유권을 확보한 후 국민개방을 위해 전체 18개 동 중 5개 동을 전시공간 등으로 개조했다.

5단지 내 나머지 13개동도 아이디어 공모 등 의견수렴을 거쳐 리모델링 공사 후 내년 상반기 개방된다.
용산공원 남산쪽으로 더 넓어진다…경찰청 시설 예정부지도 포함
2018년 마련된 이후 미공개 상태였던 국제공모 당선 조성계획안도 이날 공개됐다.

승효상 이로재 대표는 웨스트8·이로재·동일 팀이 6년간 설계한 'Healing: The Future Park' 안을 제시했다.

국토부는 8월부터는 용산공원 미래 모습을 논의하는 '용산공원 국민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이디어 공모와 다양한 국민 참여행사를 통해 공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조시키고, 내년에는 300명 규모의 국민 참여단을 구성해 조성계획에 대한 국민 권고안을 마련한다.

국토부와 국방부, 문화재청, 서울시 등은 미군의 평택기지 이전으로 사용이 중단된 용산기지 내 시설물(전체 975동 중 421동)의 노후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내외부 기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9월 기본조사를 끝내고 내년 3월까지 정밀조사를 시행해 문화재적 가치와 보존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기존 시설물을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번 부지개방은 오랫동안 굳게 닫혀있던 용산 기지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첫 걸음으로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국민과 함께 용산기지를 평화의지와 미래를 담은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참여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