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이어 월세까지 압박…거세지는 8·4 대책 후폭풍
정부가 지난 4일 내놓은 수도권 공급대책이 포함된 8·4대책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정부가 제시한 공공재건축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조합은 거의 없는데다 포함된 지자체에서는 반발을 하고 있습니다. 임대차법이 시행된 가운데 정부는 전세에 이어 월세까지 통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현재의 전월세 전환율 4%로 2%로 낮추겠다는 겁니다. 오늘도 부동산과 관련된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과태료 2000만원 법안까지 발의

첫 번째 뉴스입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월세전환율을 낮추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대진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게 부담이 된다는 임차인들의 의견에 따른 겁니다.

방송에 출연한 김 장관은 "전월세전환율은 기준금리가 2.5~3%였을 때(2016년) ‘기준금리+3.5%’로 결정됐는데 지금은 기준금리가 0.5%이기 때문에 3.5%는 과하다"며 "부처간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 논의를 거쳐 전월세전환율을 낮출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현행 전월세전환율은 4%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에 따라 기준금리인 0.5%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비율인 3.5%를 더한 값입니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며 전월세전환율보다 높게 월세를 책정할 경우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개정안에는 전세 보증금의 전부(월세 전환) 또는 일부(반전세 전환)를 월 단위 차임으로 전환할 경우 매년 1월 말일까지 직전 3개월의 한국은행 통계월보에 게재된 금융기관의 대출평균금리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13만 가구 공급한다지만…"5만은 허수"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택공급을 늘린다는 목표로 8·4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내놓은 13만2000호 공급계획 중에서 공공재건축을 통해 나올 물량은 5만호로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되고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선택하는 조합이 있을 것이냐는 겁니다.

공공재건축은 LH나 SH 같은 공공기관이 재건축 사업의 시행 주체로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용적률을 높이고 각종 인허가를 간소화 해주는 대신 임대주택 비율도 높여 재건축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겁니다. 현재 35층까지로 제한됐던 주택도 50층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 주요 재건축 조합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분양가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묶인데다 용적률을 높여준다는 공공재건축을 선택해도 70%를 기부채납으로 거둬가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수익성이 맞지 않는 사업에 참여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값 9억 넘는데…상시조사라니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억원 이상 주택 거래를 상시 조사하고 자금 출처 의심 거래는 공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일 발표한 주택 공급 대책의 주요 개발예정지에서 부동산시장 과열 조짐이 보이면 즉시 기획조사에 들어가겠다는 겁니다.

국토교통부는 올 2월 부동산불법행위대응반과 실거래조사팀을 꾸려 전국 9억원 이상 주택의 실거래를 상시 조사하고 있습니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주택 거래를 할 때는 자금조달계획서도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2787만원에 이르는데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규택지 예정지 지자체들 반발

정부가 ‘8·4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주요 도심에 신규 택지 3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하자 개발 예정지 인근 주민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교통 체증과 도시 슬럼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입니다. 서울 노원구(1만 가구), 용산구(3100가구), 마포구(6200가구), 경기 과천시(4000가구) 등에서 비판이 주로 나오고 있습니다. 지역 반발에 여당과 정부는 부동산 대책 보완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지역 민심은 돌아서고 있습니다.

식후땡 부동산은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오디오'로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