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근본적인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해 이른 시일 안에 발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도심고밀 개발과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도심 주택 공급 효과가 큰 재건축 규제 완화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고 관계부처 장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주택공급확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고 10일 발표했다.

3기 신도시 용적률 높이지만…"재건축 규제 완화는 없다"
이 TF를 즉시 가동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TF 실무기획단 단장은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맡는다. 홍 부총리는 “부지를 개발하고 찾는 것은 국토교통부 혼자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여러 부처 장관이 같이 참여해 협업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급 확대를 위해 가능한 대안으로 우선 ‘도심고밀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 규제 개선’을 제시했다. 도심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용지의 용적률을 높이고 상업시설 비율을 줄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을 통한 공급 물량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의 용적률, 건폐율을 높여 수용 인구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정부 부처가 보유한 도시 주변 유휴부지와 도시 내 국가시설 부지 등을 신규 택지로 개발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정부가 지난 ‘5·6 공급 대책’ 때 밝힌 공공재 개발에 더해 공공기관 등이 민간 재건축 사업에 참여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이를 통해 청년·신혼부부용 공공임대와 분양 아파트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도심 내 공실인 상가·오피스 등을 주거시설로 활용하는 것도 거론된다. 정부는 논란이 된 그린벨트 해제는 이번 검토 가능 대안에 올리지 않았다.

정부는 재건축 규제 완화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재차 확인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용적률 문제나 용도 구역 개선 문제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협의해 정리해나갈 것”이라며 “재건축 규제 완화와 그린벨트 해제는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3기 신도시 등의 사전청약 물량을 기존 9000가구에서 3만 가구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사전청약제도는 본청약 1~2년 전에 청약을 받는 제도다. 신도시 건립 시기를 앞당길 수는 없지만 내집마련 수요를 사전에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