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아파트 공급이 발굴의 영역 됐나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청년·신혼부부 주택 구입자의 부담을 완화시키라고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청년·신혼부부 주택 구입자의 부담을 완화시키라고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부동산대책과 관련해 “정부가 상당한 물량을 공급했지만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으니 발굴을 해서라도 추가로 공급물량을 늘리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긴급 지시 이후 3일 서울대 게시판에는 '문재인 발굴왕'이라는 제목으로 "언제부터 아파트 공급이 발굴의 영역이 됐나"라는 비판의 글이 게재됐다.

게시자는 "재건축에 규제란 규제는 다 걸더니 결국 남은 카드가 발굴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발굴' 표현을 꼬집은 해당 글에는 "어떻게 여기서 발굴이라는 표현이 나오지?", ,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땅이라도 있는 건가", "서울 어딘가에 이 세계로 가는 문이 있나?", "한강간척사업하려는 거 아닌지" 등의 비아냥 섞인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이밖에 "실수요자 지원한다면서 1주택자도 증세한다는 건 무슨 말인가", "공급해도 서울 시내에는 안할 것이다. 어디 달에다 아파트 건설해놓고 왜 서울 땅값이 안잡히냐 그러는 듯 하다","왜 규제로 인한 폐해를 또 다른 규제로 해결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文 "발굴해서라도 공급" 주문…"2년전 샤넬이던 강남아파트 이젠 유물?"

"그린벨트 풀어도 대체부지 대부분이 경기도다. 문제는 신도시 또 지정해도 공급에 10년은 걸린다. 공급돼도 서울 외곽이랑 가격경쟁하느라 강남은 폭등한다"라는 전망도 게재됐다.

문 대통령 취임 당시 그냥 '강남 아파트'에 불과했던 강남지역 아파트가 2년 전엔 샤넬 급 명품으로 통하더니 올해 초에는 에르메스 급 지위를 갖게되고 '발굴'이라는 단어의 등장 속에 이젠 유물이 되었다는 자조섞인 반응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이 지시한 부동산 대책 보완책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고 실수요자 부담을 줄일 보완책을 찾으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주택시장 동향과 대응방안’을 긴급 보고받은 뒤 ‘공급물량 확대’를 당부하면서 “내년에 시행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을 확대하라”고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수도권 공공택지의 아파트 물량은 총 77만가구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투기성 매입에 대해서는 규제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높다”면서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부담을 강화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보고에 앞서 “종부세법 개정안을 21대 국회의 최우선 입법과제로 처리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 대해서는 “실수요자, 생애 최초 구입자, 전월세에 거주하는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생애 최초 구입자의 세 부담을 줄이고 생애 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보완책이 필요하면 주저하지 말고 언제든지 추가 대책을 만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국토부 장관에게 부동산대책을 상세히 주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 마시는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물 마시는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쏟아지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온갖 규제의 남발로 풍선효과만을 가져오고, 청년과 서민들의 내 집한 채 마련하려는 희망사다리도 걷어찼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김현미 장관의 말대로 정부의 부동산정책 ‘종합적으로 잘 작동해’ 수혜를 본 사람들은 청와대 참모진"이라면서 "경실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의 전현직 참모 중 8명의 고위공직자가 수도권 내에 다주택자였고, 이들이 보유한 주택의 가격은 2017년 5월 대비 평균 7억 3천만 원이 올랐다"고 꼬집었다.

이 와중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다주택 보유 비난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한 채를 처분하겠다고 했다가 판다는 아파트가 청주냐 반포냐 혼란을 빚는 통에 그 의미가 퇴색해 버리고 말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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