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사진=허문찬기자  sweat@hankyung.com
박원순 서울시장/사진=허문찬기자 sweat@hankyung.com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여파로 여야가 다주택자 논쟁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서로 상대 당에 다주택자가 더 많다고 주장하면서다.

양당은 서로 "그쪽이 더 (다주택자가) 많다"면서 책임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주택자 숫자 자체는 민주당이, 당 소속 전체 의원 가운데 다주택자 비율은 통합당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주택자 이상은 민주당이 숫자와 비율 모두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사진)과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이 지난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로 상대 당이 다주택자가 많다고 맞서면서 사실관계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박원순 시장은 김현정 PD를 대신해 특별진행자로 방송에 나섰다.

박원순 시장은 최형두 원내대변인을 향해 "통합당도 '다주택자는 집을 팔라'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를 따랐으면 좋겠다"면서 "지금 통합당에 다주택 보유자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팩트체크를 정확히 하라. (통합당이) 훨씬 적다"고 응수했다.

박원순 주장 사실일까…경실련 자료 살펴보니

양당은 왜 서로 다르게 파악하고 있었을까. 덮어놓고 상대 당 탓을 한 게 아니라면, 다주택자 통계의 '기준'이 달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4일 제21대 국회의원 부동산 재산 현황을 발표한 바 있다. 국회의원 300명 중 88명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다주택 보유자였고 3주택 이상 다주택자도 16명으로 집계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다주택자는 정당별로 민주당이 43명으로 가장 많았고 통합당은 41명이었다. 단순 숫자로는 민주당이 더 많다. "민주당이 다주택자가 더 많다"는 통합당 주장의 근거인 셈.

하지만 민주당 의원 숫자가 176명, 통합당 의원이 103명임을 감안하면 비율이 역전된다. 다주택자 비율은 민주당이 24.4%, 통합당이 39.8%가 된다. 다주택자 '체감 수치'는 통합당이 더 높단 얘기다.

다만 3주택 이상의 경우는 민주당(10명)이 통합당(5명)보다 많았다. 전체 의원 대비 비율도 각각 5.7%와 4.9%로 민주당이 근소하게 높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합을 맞추고 있는 서울시의회의 다주택자 보유자 현황에서도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주택 수 기준 부동산 보유 상위 10명 중 7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