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맞은 반도그룹, 전문경영인 체제로 조직개편
창립 50주년을 맞는 반도그룹이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강화와 사업 다각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 개편을 했다. 기존의 주택 사업뿐 아니라 공공·토목·사회간접자본(SOC), 해외 개발, 레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사진)은 30일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전문경영인에게 조직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반도그룹이)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이번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반도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창립기념일 행사는 열지 않았다.

반도그룹은 앞으로 건설과 투자운용 부문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건설 부문은 박현일 반도건설 대표가 유임됐고, 김용철 반도건설 부사장이 반도종합건설 대표를 맡았다. 투자운용 부문은 올해 그룹에 합류한 금호그룹 출신인 김호균 대표가 책임자로 나선다.

2015년 반도건설에 입사한 박현일 대표는 초고층 건축·설계 계획 분야 박사 출신으로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삼성물산 재직 당시 서울 양천구 목동 ‘트라팰리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등 다수의 초고층 아파트 건설 사업을 했다.

김용철 대표는 중견 건설사 삼환기업 출신으로 1999년 반도건설에 입사했다. 부산 온천동의 초고층 아파트 ‘반도 보라스카이뷰’ 공사 등을 총괄했다. 반도건설이 2011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선보인 ‘두바이 유보라 타워’ 건설 사업에도 참여했다.

김호균 대표는 영국 웨일스대 법학 석사와 버밍엄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하나은행을 거쳐 금호그룹에서 전략경영본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반도그룹이 이날 발표한 사업 다각화 방안에는 민간택지개발, 도시정비, 해외사업, 임대주택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룹의 강점인 건설 부문에서 영역을 넓히고, 투자운용 부문을 통해 건설이 아닌 다른 분야에 도전하기로 했다.

1970년 6월 30일 부산에서 설립된 반도그룹은 지난해 기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3위의 중견 건설사다. 권 회장은 2005~2010년 대한건설협회장을 지내는 등 국내 건설업계에서 ‘큰 형님’ 역할을 해오고 있다. 회사의 아파트 브랜드인 ‘유보라’는 권 회장의 큰딸 이름에서 따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