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대책 비웃는 시장…규제 피한 잠실 초소형 아파트 신고가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직후 대지지분이 작은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초소형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허가대상 기준을 밑돌아 규제를 피해가는 주택형이다.

28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68㎡(5층)는 지난 24일 11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10억8500만원보다 2500만원 더 올랐다.

이 주택형은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이 발표된 지난 17일 직전만 해도 고층이 9억원 선에서 거래됐다. 제도시행일인 23일 직후 11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수준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업계에선 예견된 규제 풍선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23일부터 1년간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에서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한다. 주거지역에서 18㎡, 상업지역에선 20㎡ 넘는 토지를 살 때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리센츠 전용 27.68㎡의 경우 대지지분이 약 13㎡ 수준이다. 18㎡를 넘지 않아 허가 없이 집을 매매할 수 있다. 리센츠에는 해당 주택형 가구수가 총 868가구에 달한다.

삼성동 힐스테이트 역시 전용 26㎡, 31㎡ 등 초소형에 대한 매수 문의가 증가세다. 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31㎡의 대지지분은 14㎡수준으로 허가대상이 아니다. 힐스테이트1단지에는 이 같은 초소형 주택형이 230가구 있다.

일대 중개업소에선 토지거래허가제 구역 안에서는 소형 주택이 관심을 받는 것과 함께 인근 지역으로의 풍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파크리오, 장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는 행정동상으로는 잠실동이지만 법정동으로 신천동이어서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대치동 인근 도곡동이나 역삼동도 주목된다. 대치동 J공인 관계자는 “대치동 매수를 고려하던 매수자들이 도곡동이나 역삼동 쪽에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는 매물을 찾아달라는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분 쪼개기를 활용한 편법거래도 나올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부부, 가족 등 가구 구성원이 지분을 나눠 매입하는 경우에는 동일인이 매입하는 것으로 간주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 지침을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면 혈연 관계가 아닌 지인들끼리는 허가기준 이하로 지분을 나눠서 매입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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