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대책 나오고 거래 활발…호가 높이고 매물 거둬들이기도
그간 소외당한 김포한강·파주운정 등 2기 신도시에 관심 커져
"5분꼴로 문의전화"…규제지역 비켜난 김포·파주 부동산 '들썩'
"김포 한강신도시에서는 기존에 팔리지 않았던 매물들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어요.

어제만 해도 매매 계약서만 5건이나 썼네요.

지금 5분꼴로 문의 전화가 와요.

" (김포시 운양동 부동산중개업소 직원)
"어젯밤만 해도 집을 팔겠다던 집주인이 오늘 오전에는 갑자기 안 팔겠다네요.

"(파주시 와동동 공인중개사)
정부가 지난 17일 경기도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것을 비롯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초강도 규제책을 내놓은 가운데 규제 지역으로 묶이지 않은 김포와 파주는 벌써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조짐을 보인다.

정부는 경기 김포와 파주, 연천, 동두천, 포천, 가평, 양평, 용인 처인구 일부, 남양주 일부, 인천 강화와 옹진 등은 부동산 가격 불안 요인이 없다고 보고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를 중심으로 하루도 안 돼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전날 대책 발표 직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가 활발했고, 이런 분위기를 파악한 일부 집주인은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들였다.

김포시는 운양동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한강신도시롯데캐슬과 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2차를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상당수는 이날 오전에도 방문자와 함께 집을 보러 가느라 전화 응대가 어려운 곳이 많았다.

전화 연결이 된 곳 가운데 한 곳은 어제 대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묻자 대뜸 "갭투자 하실 거죠?"라고 묻기도 했다.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영업하는 한 중개업소 사장은 "김포 지역은 전반적으로 거래가 부진한 상황이었는데, 김포가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 같다"며 "그간 거래가 되지 않았던 물건이 어제와 엊그제 많이 소진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전화 문의가 많다"며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 분위기가 조성될 것 같은데, 좀 지켜봐야겠다"고 덧붙였다.

김포한강신도시의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도 "어제 대책이 나온 직후 전화 문의가 많았다"며 "김포한강신도시가 그동안 저평가돼 있어서 싸게 나온 물건을 잡으려는 전화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5분꼴로 문의전화"…규제지역 비켜난 김포·파주 부동산 '들썩'
파주 운정신도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운정역 부지 근처에 있는 파주시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59㎡와 전용 60㎡는 전날 각각 4억8천만원, 5억원에 매매 계약됐다.

이는 전용 59㎡가 지난 6일 4억3천500만원(23층), 전용 60㎡가 지난달 30일에 4억5천900만원(11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정부의 전날 대책 발표 후 가격이 4천100만∼4천500만원 상승한 셈이다.

이 단지와 인접한 운정센트럴푸르지오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일제히 거둬들이는 바람에 팔 물건이 씨가 마른 상황이라고 한다.

파주시 와동동 해솔마을7단지롯데캐슬은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15일과 16일에 전용 84㎡가 급매물이라고 할 수 있는 3억원 후반대에 잇달아 팔리더니, 대책 발표 직후에 매매 시세가 4억1천만∼4천2천만원으로 올랐다.

호가는 최고 4억6천500만원까지 뛴 상태다.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대책 발표 후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오늘 아침에도 매도인에게 확인 전화를 했더니 물건을 거둬들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는 강남과의 접근성과 교통 호재를 발판으로 한 판교·광교 신도시에 밀려 2기 신도시 중 상대적으로 소외당한 곳"이라면서 "유동자금이 풍부한 환경에 정부의 규제마저 비껴가면서 풍선효과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