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른다" 매물 거둬들여 한 달 새 2억3천만원 뛴 곳도
방사광가속기 유치 후 시내 전역 상승세 확산…땅값도 들썩
"자고나면 2천만원 껑충" 식을줄 모르는 청주 아파트시장
"요즘 하루에 2천만원가량 가격이 오릅니다.

특별히 오를 이유는 없는데…"
요즘 청주 부동산 시장의 화두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가격이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투기 광풍이 분다' 는 지적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연일 가격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사광가속기 유치 이후 청원구 오창지역에 외지 투기 세력이 몰려 가격을 마구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실수요자 피해를 우려해 최근 이례적으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청주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창읍내 H 주상복합 아파트(34평형)가 최근 6억1천여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오창읍이 방사광가속기 입지로 선정되기 전 3억8천만원 선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무려 2억3천만원 폭등했다.

지난달 초 2억8천만원에 거래됐던 L 아파트(34평형 기준)도 최근 4억1천만원에 사겠다는 매수자가 나왔지만, 거래는 불발됐다.

가격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한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사무소 직원은 "이달 들어 하루 2천만원씩 값이 오른다"며 "동호수 따지지 않고 매물 나오면 3∼4채를 무조건 달라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투기 세력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이명례 이박사부동산 대표는 "웬만한 아파트의 34평형 가격이 방사광가속기 유치 이후 평균 1억원 넘게 올랐다"며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기대되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가격이 오르다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하루아침에 거래절벽이 생겨 실수요자가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충북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이달 1일 기준)보다 0.63% 올랐다.

전국 8개 도(道)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컸다.

가격 상승의 중심인 청원구는 지난주 1%가 오른 데 이어 1.21%가 또 폭등했다.
"자고나면 2천만원 껑충" 식을줄 모르는 청주 아파트시장
이 대표는 "최근 청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신혼부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창 아파트를 사려다 값이 너무 오른 것을 알고 포기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오창지역 땅값도 덩달아 오름세다.

15만원 선이던 농업진흥지역 농경지(3.3㎥) 가격마저 20만원대로 올라섰다.

오창 발(發) 아파트 가격 상승은 청원구뿐만 아니라 흥덕구(0.92%), 서원구(0.63%), 상당구(0.56%)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청주 전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는 상황이다.

전셋값도 초강세다.

충북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32% 올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부동산 열풍 속에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줄고 있다.

5월 말 기준 청주시내 미분양 아파트는 31가구다.

3천501가구로 정점을 찍었던 2017년 7월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청주는 2016년 10월 정부의 미분양 관리지역 선정제도 도입 후 한 번도 관리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곳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올해 6천여 가구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지만, 실수요자는 매월 시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아파트 거래현황과 공동주택 건설현황, 미분양 현황 등을 참고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부동산 시장의 불안요인을 최우선적으로 잡겠다는 각오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민생과 직결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대책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