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대란 조짐…며칠새 전셋값 1억~3억 널뛰기 [식후땡 부동산]
6·17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에선 전세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강남 아파트 전세값은 며칠만에 억 단위로 오르며 폭등했습니다. 매물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주까지 서울 전셋값은 52주 연속으로 오르는 등 이미 고공행진하던 상황입니다. 이번 대책으로 갭투자가 막히면서 그 불똥이 수도권 전역의 전세시장으로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갭투자 방식으로 공급되던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불붙은 전셋값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입니다. 오늘도 부동산과 관련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서울 곳곳에서 전셋값 신고가 행진

첫 번째 뉴스입니다. 서울 곳곳에서 전셋값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잠실에 위치한 엘스 아파트 전용 84㎡ 전세 호가는 최근 11억2000만원까지 뛰었습니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8억원 중반대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달도 안돼 2억7000만원이 오른 셈입니다. 인근 리센츠 아파트 역시 같은 면적의 전세 매물이 최대 12억5000만원에 나와있습니다. 9억원 선이었던 이달 초와 비교하면 3억5000만원 급등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 역시 전세 호가가 많이 뛰었습니다. 이달 초와 비교해 1억원 이상 상승했습니다.

동작구에선 상도동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 전용면적 84㎡가 최근 8억35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지난달까지 전셋값은 7억원 수준이었는데, 6·17 대책 이후 1억원 넘게 오른 것입니다. 6·17 대책으로 전세 공급이 직격탄을 맞은 탓입니다. 이번 대책에서 조합원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실거주 2년 조항이 추가되면서 강남 재건축 전세 매물이 잠기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치·삼성·잠실·청담동은 1년간 전세를 안고 매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전세 물량이 줄어들 전망입니다. 갭투자를 사실상 금지한 것도 전세 공급에 부정적입니다.

◆ 다음달부터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 2억

다음달 중순부터는 공적 보증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 한도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어듭니다. 지금까지 HUG의 보증 한도는 수도권 4억원, 지방 3억2000만원이었습니다. 1주택자 가운데 본인과 배우자 합산 연소득이 1억원 이하이고 보유주택의 가격이 시가 9억원을 넘지 않아야 전세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1주택자가 전세 대출로 생긴 자금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 기관별로 차이 나는 전세대출 한도를 낮은 수준으로 통일한 것입니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이미 전세 대출이 막혀 있습니다다.

곧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의 전세대출 보증 한도도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이 SGI서울보증에도 현재 5억원인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낮춰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은행에서 전세 대출을 받으려면 공적 또는 민간 보증기관 중 1곳에서 전세 대출 보증을 받아야 합니다. 다만 무주택자는 대상이 아닙니다. HUG는 무주택자의 보증 한도를 수도권 4억원, 지방 3억2000만원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SGI서울보증의 무주택자 보증 한도는 5억원, 주택금융공사(HF)의 경우 무주택자의 보증 한도가 1주택자와 같은 2억원입니다.

◆ 수도권 주택 인허가 실적 21% 감소

주택공급의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지난달 수도권 주택 인허가 실적이 지난 5년 평균보다 2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 장기적인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5월 수도권 주택 인허가 실적은 1만5738가구로 지난 5년 평균 1만9998가구보다 2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서울은 올해 5월 4124가구로 지난 5년 평균 4690가구보다 12.1% 감소했고, 인천은 올해 5월 1479가구로 24.2% 줄었으며, 경기는 1만135가구로 2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도 마찬가지로 올해 5월 1만2541가구로 지난 5년 평균 2만6283가구보다 52.3% 감소했습니다. 따라서 전국 인허가 실적은 올해 5월 1만5738가구로 지난 5년 평균 4만6280가구보다 3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착공 실적도 소폭 줄었습니다. 올해 5월 수도권 착공 실적은 2만4563가구로 지난 5년 평균 2만4813가구보다 1% 감소했습니다. 서울은 올해 5월 5489가구로 지난 5년 평균보다 1.7% 증가했고 인천은 올해 5월 7041가구로 지난 5년 평균보다 151.5% 증가했고, 경기는 올해 5월 1만2033가구로 지난 5년 평균보다 27.6% 감소했습니다. 지방 착공 실적도 올해 5월 2만154가구로 5년 평균보다 11% 감소했습니다.

◆ 미분양 주택 감소세는 지속

반면 분양 실적은 올해 5월 수도권이 2만3541가구로 작년 5월보다 8.2% 증가했습니다. 다만 지방이 1만7816가구로 20.5% 줄면서 전국 분양실적도 4만1357가구로 6.4% 감소했습니다. 이중 조합원분은 7719가구로 전년 대비 40.5% 감소했지만 일반분양은 2만9657가구로 전년 대비 7.3% 늘었습니다. 임대주택도 3981가구로 11.5% 각각 증가했습니다.

전국에선 미분양 주택 감소세가 이어지는 중입니다. 5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3만3894가구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7.5%, 작년 5월과 비교하면 46% 각각 감소한 수치입니다. 2015년 10월 이후 4년 8개월만에 최저 수준입니다다. 지역별로 수도권 미분양이 3016가구로 지난달보다 20.3% 감소했고 지방은 3만878가구로 6% 줄어 들었습니다. 주택시장에서 악성 물건으로 꼽히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도 지난달 대비 3.6% 감소한 1만5788가구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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