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은 한류중심…'옛 도화서' 터에 문화복합건물"
“조선시대 도화서 터에 인왕산과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복합문화 건물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부동산 개발 업체 호수건설의 이현수 대표(사진)는 문화에 관심이 많다. 특히 옛 그림에 대한 이해가 깊다. 몇 년간 갤러리와 전시회에 빠지지 않고 다녔다. 그의 최근 개발 프로젝트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 모퉁이의 옛 도화서 부지다. 도화서는 조선시대 정선 김홍도 같은 화원이 어진(임금 얼굴) 일월도(임금이 앉는 용상 뒤편에 배치하는 해와 달 그림) 화성행궁도 등 국가에서 필요한 그림을 그린 관청이다.

이 대표는 옛 한양그룹 계열 설계업체 선진엔지니어링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삼성건설 개발본부를 거쳐 1997년 호수건설을 설립했다. 경기 광주시 태전동 쌍용스윗닷홈, 태전동 e편한세상, 경기 화성 동탄 삼성스마트쉐르빌, 서울 신도림 삼성쉐르빌, 서울 광화문 호수빌딩 등이 그의 개발 작품이다.

"인사동은 한류중심…'옛 도화서' 터에 문화복합건물"
다음달 준공 예정인 복합문화시설 ‘도화서길’은 최고 14층 3개 건물로 이뤄져 있다. 2개 건물은 새로 짓고 한진중공업 소유의 한 개 건물은 리모델링을 했다. 건물 외부에 마당이 세 개 있다. 지상 6·10·14층(옥상)에 정원이 있다.

이 대표는 경복궁 인사동 북촌 등과 인접한 이 땅 개발을 10년 가까이 고민해 왔다. 역사·문화·관광 중심인 이곳에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를 조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대표는 도화서길을 광화문과 인사동 명소로 만들기 위해 건축물, 히스토리, 문화 콘텐츠라는 세 가지 요소에 집중했다.

건축물 외관은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의 굴곡진 바위 모습을 본떠 아치형 조형물로 둘러쌌다. 설계는 한국의 자연을 설계에 활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장운규 국민대 교수(운생동 건축사무소)가 맡았다. 북한산 둘레길이나 인사동 쌈짓길처럼 램프를 돌듯 건물 내부를 돌아 올라가다 보면 6층의 탁 트인 공간에서 인왕산이 훤히 보이도록 설계됐다. 이 대표는 “서울 둘레길을 건물 안에 담았다”며 “시민들이 편안하게 인왕산 북악산 경복궁 등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 썼다”고 말했다.

도화서는 이산, 바람의화원 등 역사 드라마의 주요 배경이다. 역사적인 스토리가 많아 외국인도 충분히 관심있어 할 관광 요소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건물에는 아트센터, 미니백화점, 고급 레스토랑, 플래그십 스토어 등 다양한 상업시설이 입점할 예정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과 음식 등으로 채워진다. 역사를 알리는 K콘텐츠에 지하층에는 한류 자료실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하층에 영화 공연 등 한류 자료실로 꾸미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한국적인 정서와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류 대표 건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