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 죽도해변을 찾은 서퍼들이 파도타기를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 양양 죽도해변을 찾은 서퍼들이 파도타기를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해양여가 활동 중 서핑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강원도 양양·천진(고성) 등 주요 서핑지의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관광객들이 몰리며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핑 인구가 지난 5년간 급증하고 있다. 대한서핑협회에 따르면 서핑 인구는 2014년 4만명에서 2019년 40만명으로 불어났다. 서핑숍과 서핑학교 등 서핑 관련 업체 수도 2014년 50여개에서 2017년 200여개로 4배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의 조사결과 지난해 여름 서핑 여행 상품 예약 건수는 8800여건으로 4년 전(800여 건)에 비해 11배나 증가했다.

서핑 산업이 커지면서 관련 지역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서핑 성지’로 꼽히는 강원 양양군 죽도·인구 해변 일대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적한 곳이었다. 서핑 명소로 떠오르면서 관광객 수요가 크게 늘었다. 현재 쇼핑숍,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독자적인 상권이 형성해 일명 ‘양리단길’로 불리고 있다.
2년새 땅값 2배 껑충…'서핑'이 바꾸는 부동산
서핑 덕분에 부동산 가격도 뛰고 있다. 국토교통부 일사편리 강원 부동산정보 조회시스템이 따르면 죽도·인구 해수욕장이 있는 양양군 현남면의 지난해 개별공시지가는 36만2900원으로 2017년(18만5200원)에 비해 약 96% 상승했다. 강원도 내 또다른 서핑지 천진해수욕장이 있는 고성군 천진리는 2017년 22만5600원에서 지난해 31만4400원으로 39%, 부산 송정해수욕장 인근 일대는 2017년 242만원에서 9년 305만으로 약 26% 각각 올랐다.


서핑산업의 열풍은 서해로도 옮겨 붙고 있다. 시화 멀티테크노벨리(MTV) 거북섬 수변공원 일대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서핑장인 ‘웨이브파크’가 지어지고 있다. 스페인 인공서핑 기업인 웨이브가든의 기술을 도입해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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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웨이브파크 상무 “자연의 파도는 파도의 각도, 세기 등 변수가 많고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지 않아서 스페인, 영국, 호주 등 해외에서 해안 접근성이 좋은 인공 서핑장이 인기”라고 설명했다.

웨이브파크가 개장을 앞두자 시흥 일대 부동산 가격도 오름세다. 수변상가 토지가는 지난해 상반기 3.3㎡ 900만원대에서 현재 1800만원으로 2배 상승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 후 양양군은 서핑 등 해양레포츠를 즐기러 오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역경기가 활성화됐다"며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내 서핑장소도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