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여의도공원을 금융·정치 중심지에 걸맞게 바꾸기 위한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도로로 단절된 한강공원과 여의도공원이 하나의 대형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다음달 ‘여의도공원 활성화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다. 약 3개월간 용역 초안을 만든 뒤 전문가와 시민 등을 대상으로 공원 재구조화를 위한 의견 수렴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용역은 20년 넘은 여의도공원을 주변 위상에 맞게 바꾸기 위한 취지다. 여의도공원은 1972년 조성된 광장을 1999년 공원화했다. 정치 중심지인 서여의도와 금융 중심지인 동여의도 사이를 가르듯 자리잡고 있어 상징성이 크다. 주변은 대형 금융회사 본사 및 IFC몰, 서울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 파크원점(내년 예정) 등 랜드마크급 복합 건물이 속속 들어서며 변화하고 있지만 여의도공원은 처음 조성된 이후 달라진 게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가 도심으로 격상되는 등 위상이 달라졌다”며 “주변과 걸맞은 합리적인 공원구조 조정 방안과 조경 변화 방안 등을 찾아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에는 보행 공간 마련 등이 중점적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한강공원은 여의도공원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단절돼 있다. 이동을 위해서는 10차선 도로를 포함해 3개 도로를 횡단보도로 건너야 한다. 서울시는 평면 이동이나 다리 등을 포함한 입체적 이동 등의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선 한강 접근성이 떨어졌던 광장아파트 미성아파트 등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본다. 지하철 9호선 여의도역 도보 1~2분 거리로 역세권에 있는 이 단지들은 한강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단점으로 꼽혀왔다. 여의도는 한강변을 끼고 있는 준공 40년 이상 된 단지가 많다.

향후 서울시 차원의 마스터플랜이 본격화되고 여의도공원 개발까지 더해지면 전체적인 단지 가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 가격 자극에 대한 우려로 2018년 8월 이후 정부가 개발을 통제하면서 가격이 눌려 있다. 올 들어 호가는 1억~2억원 하락하는 추세다.

공원 재구조화를 위해서는 복잡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 관계자는 “지금 모습대로 존치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며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