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총회도 '드라이브 스루'…개포1단지 "더 늦출 수 없다"
서울 개포주공1단지(사진) 재건축 조합이 정비사업장 중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의 총회를 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되면서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의 총회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1 재건축 조합은 오는 28일 단지 내 공터에서 관리처분변경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재건축 사업의 막바지 단계인 관리처분계획변경 승인, 상가재건축 제2차 부속합의서 승인 등의 안건을 다루는 이 총회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열린다. 조합원들이 차량에 탄 상태에서 인터넷 방송으로 총회에 참석한다.

차량 이용이 불가능한 조합원은 조합이 준비한 1인용 텐트에서 총회에 참석할 수 있다. 조합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 사용, 체온 측정 후 이상이 없을 때만 총회장에 입장할 수 있다”며 “방역 모자, 장갑 등까지 준비하는 만큼 총회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안건 상정 후 투표 완료까지 1시간30분 안에 총회를 끝낼 계획이다.

관리처분변경 총회에는 재적 조합원의 20% 이상이 직접 참석해야 한다. 이 단지 조합원 수(5132명)를 감안하면 1000명 이상이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

개포1 재건축 조합은 코로나 사태로 당초 이달 초로 예정했던 총회를 미뤄왔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예기간을 3개월 연장하기로 하면서 총회를 5월 18일 이후로 미루도록 권고했다.

조합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까지 도입하면서 총회를 서두르는 것은 지연비용 부담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사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며 “개포1단지처럼 이주가 끝난 경우 매월 비용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개포1단지 총회가 예정대로 성사되면 다른 정비사업장 총회도 재개될 전망이다.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을 포함해 증산2구역, 수색6, 7구역 등이 관리변경총회를 보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5월 18일 이후 총회를 하는 게 맞지만 경제적 손실 부분도 마냥 간과할 수 없다”며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보건당국과의 사전 협의와 제반 조치를 전제로 총회 허용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1단지는 재건축 이후 지하 4층~지상 35층, 6702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는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