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래·집값담합 조사…이상거래 1608건 적발
"10억 이하 매물 금지" 현수막 건 주민도 입건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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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동생의 이름을 빌리거나 부부 공동명의로 집을 사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한 사례들이 당국의 조사에 적발됐다. 현수막을 걸어 집값 담합을 유도한 아파트 주민은 형사입건됐다.

◆실거래조사 全투기과열지구로 확대

국토교통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실거래 3차 관계기관 합동조사’ 결과와 ‘집값담합 관련 수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실거래 합동조사는 국토부와 행정안전부, 국세청, 서울시,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 등이 조사팀을 꾸려 진행했다.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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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팀은 지난해 11월 실거래신고된 아파트 등 공동주택 가운데 이상거래를 추출해 이달까지 1608건에 대한 소명자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편법증여 등 탈세 의심 사례 835건은 국세청에 통보하고 대출규정 위반 의심 사례 등은 금융당국에 통보하기로 했다. 명의신탁의 경우 경찰청에 이를 알릴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서 국세청에 통보된 사례는 편법증여나 증여세 탈루를 위한 가족 간 거래 등이다. 10대인 A군은 부모님과 공동명의로 서울 강남구의 35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에 할머니와 공동소유하던 15억원짜리 집을 팔아 자금을 조달했다. 조사팀은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에게 부동산을 편법증여한 것으로 보고 국세청에 통보하기로 했다. 부부가 공동명의로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지분비율과 다르게 매매자금을 부담한 사례도 있다. 조사팀은 이 또한 증여세 탈루로 보고 세무당국에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부부 간 증여는 10년 간 6억원까지만 증여세가 공제되기 때문이다.

부부인 B씨와 C씨의 경우 16억원짜리 서초구 아파트를 매수할 때 12억원의 전세를 끼고 취득했다. 그러나 세입자의 전세계약 만기가 되자 남편이 대표로 있는 법인 계좌에서 출금해 임차인의 보증금을 돌려줬다. 조사팀은 법인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보고 이 또한 국세청에 통보했다. 개인사업자가 대출 용도를 유용하는 사례도 나왔다. D씨는 상호금융조합에서 종업원 급여지급 등을 위한 목적이라며 12억원을 대출받았지만 이 돈을 용산의 46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하는 데 보탰다. 대출규정 위반이 확인될 경우 해당 대출은 회수된다.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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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신탁과 탈세가 동시에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 F씨의 경우 2016년 자신 명의로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이 자금의 90%를 언니인 G씨가 냈다. F씨는 지난해 아파트를 매각한 뒤 차익의 대부분을 언니에게 보냈다. 조사팀은 명의신탁 의심사례로 경찰청에 통보할 방침이다. 언니인 F씨는 이와 별개로 경기 성남 분당의 10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당시 자금출처에 대해 “부모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았다”고 소명했지만 이자 수취내역은 없었다. 조사팀은 편법증여가 의심된다고 보고 있다. 명의신탁과 연계해 판단할 경우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탈루 또한 의심되는 사례다.

이번 실거래조사는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가량 진행됐다. 새로 출범한 국토부 대응반과 감정원 실거래상설조사팀이 투입됐다. 조사 지역은 종전 서울 25개구에서 서울과 과천,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 31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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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억 받아야”…현수막도 형사입건

정부는 지난 2월 출범한 국토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을 동원해 집값 담합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대응반은 국토부 특별사법경찰과 금융위원회,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금융감독원, 감정원 등으로 구성된 국토부 제1차관 직속 부서다. 의심 사례 가운데 166건은 이미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증거분석 등을 통해 범죄혐의가 확인된 11건은 형사입건하고 압수수색영장 집행 등을 통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는 방침이다.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적발된 집값담합 사례엔 이를 유도하는 안내문이나 현수막을 내건 주민도 포함됐다. H씨는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의 실거래가라며 허위로 높은 가격을 적시하고, 저가 매물을 요구하는 중개업소를 이용하지 않도록 안내문과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로 형사입건됐다.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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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카페 등에서 집값담합을 유도했던 이들도 마찬가지다. 특정 중개업소에 물건을 내놓지 말자며 중개의뢰를 제한하고, 일정 가격 이상으로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한 I씨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부동산 매물을 내놓을 때 저층은 신고가 대비 2000만원 이상, 고층은 5000만원 이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카페에 글을 쓴 회원 또한 형사입건됐다.

정부는 이상거래와 집값담합 외에도 법인의 주택매매 추이를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 수도권 비(非)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매매법인 등 법인의 주택 매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경기 군포의 경우 지난해 1~4월 1.2%에서 지난달 8.0%로 법인 매수 비율이 급증했다. 인천 부평구는 같은 기간 4.1%에서 12.5%로 늘었다. 법인 부동산 매매의 경우 개인에게 적용되는 대출이나 세금 관련 규제를 피하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많다. 국토부는 이들 법인의 법인세 탈루와 대출규정 위반 등에 대해 관계기관과 공조해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장인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주요 조사기관이 공조 수사를 할 수 있어 불법 및 이상거래 적발 능력이 매우 높아졌다”며 “강도 높게 부동산 관련 범죄행위 수사와 실거래조사를 지속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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