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 물량을 리츠(부동산투자신탁)에 넘겨 분양가 규제를 피하는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리츠가 일반분양분을 사들여 한동안 임대주택으로 운영한 뒤 처분해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설립한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투게더투자운용을 통해 이 같은 ‘재건축 리츠 사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재건축 조합이 일반분양 물량을 현물로 출자하고 리츠 주식을 받는다. 주식은 리츠 운영 기간 중 거래가 가능해 조합원이 아닌 일반인도 투자할 수 있다.

재건축 리츠를 활용하면 정부의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게 대우건설 측의 설명이다.

재건축 아파트는 분양할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한 분양가 규제 또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이 된다. 하지만 재건축 리츠 사업을 통하면 일반분양 자체가 없어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우건설은 지난 9일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택지구) 재건축 사업에 가장 먼저 재건축 리츠 사업을 적용할 방침이다. 재건축 조합이 ‘리츠에 일반분양분을 현물 출자한다’는 내용을 정비계획에 반영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대우건설은 이후 다른 재건축 아파트에도 이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재건축 리츠 사업은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려는 것이어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앞서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민간 임대사업자에 일반분양분을 통째로 매각하는 방식을 추진했다가 정부와 서울시의 반대로 백지화됐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