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입주경기 실적이 조사 이래 최저를 찍었다.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못하고 있는 예비 입주자들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실적치는 54.2로 지난 2월(62.6)에 비해 8.4포인트 하락했다.2017년 6월 해당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HOSI는 주택사업자들이 체감하는 입주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지표다. HOSI가 100 이상이면 입주여건이 양호하다는 것을 뜻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지난달 HOSI 실적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서울(74.5)과 경기(76.9) 등이 70선을 기록했다. 대구(60.0), 경북(42.8), 전남(42.1), 강원(40.0), 전북(38.8), 충북(35.7) 등에서 조사 이래 각 지역별 최저 실적치를 기록했다.

이번달 전망도 어둡다. 울산과 세종, 전북 등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4월 전망치가 전월 대비 하락했다. 대구의 4월 HOSI 전망치는 56.6으로 처음으로 50선을 기록했다. 그밖에 충북(61.5), 경남(54.1), 인천(63.1), 부산(56.6) 등이 전월 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4.4%로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미입주 사유는 '기존 주택매각 지연'(52.1%)이 절반을 넘겼다. 그밖에 세입자 미확보(28.2%), 잔금대출 미확보(8.5%) 등을 이유로 응답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서 미입주 및 입주 지연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1가구2주택 유예기간을 두는 등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