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들 수용정책 불만

낙찰가의 90%내야 대토 받아
대출도 안돼 현금 선택 불가피
돈 풀리면 수도권 집값 '불안'
정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3기 신도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원주민들의 토지보상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LH가 대토보상을 장려하고 있지만 종전의 혜택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LH는 ‘대토보상 시행지침 일부 개정안’이란 내부시행규칙을 통해 대토보상의 토지 공급 가격 혜택을 축소했다. 근린상업용지, 일반상업용지, 업무시설용지 등에선 ‘낙찰가’의 90%에 가격을 책정하도록 했다.

"3기 신도시 대토보상 받으라며 혜택은 확 줄였어요"

대토용 토지는 대부분 일반 택지지구 상업용지인데 감정가를 정해놓고 입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낙찰가는 통상 감정가의 200~300% 선에서 정해진다. 예컨대 100억원 상당의 땅을 갖고 있는 주민이 300억원에 낙찰된 근린상업용지를 대토용으로 원한다면, 170억원을 내야 한다. 매입금액 270억원(300억원×90%)에서 원래 소유했던 땅값 100억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종전에는 대토용 토지 낙찰가가 감정가의 최대 120%에서 가격이 책정됐다. 대토용 토지 감정가격이 150억원이고 낙찰가격은 300억원이라면, 실제 가격은 180억원(150억원×120%)에 불과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종전과 같은 120% 기준은 근린생활시설용지, 준주거용지에만 해당된다. 대토개발전문회사인 지디홀딩스의 이종훈 대표는 “대토보상 기준이 바뀌어 이제는 원주민이 기존 가격의 두세 배는 치러야 한다”며 “현 제도대로라면 토지주들이 대토보상이 아니라 현금보상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업용 토지에 몰리는 수요를 분산하고 토지 소유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일반분양 기준에 따라 대토보상을 시행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대토보상을 통한 대출도 금지됐다. 원칙적으로 기존에도 대토보상권을 통한 직접대출은 불가했지만 대토보상권을 신탁회사에 맡기는 우회로를 통해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4일 국회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시켜 토지주와 신탁사가 대토보상권을 신탁계약하는 방식을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토지주들이 현금보상으로 돌아서면 수도권 집값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기 신도시 토지보상금이 풀리던 때도 하락 전환했던 수도권 집값이 오름세를 탔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의 연간 상승률은 2004년 -2.66%를 기록했다. 그러다 2005년 8.28%, 2006년 25.99%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는 판교신도시 등 2기 신도시 조성 토지보상금(2004년 16조2000억원, 2005년 17조3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부동산 칼럼니스트 강승우 작가(필명 삼토시)는 “통계적으로도 역대 토지보상금 규모와 수도권 집값 상승의 연관관계는 매우 높다”며 “3기 신도시에서 대토보상보다 현금보상 금액이 높아진다면 수도권 집값이 다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