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등 업황 개선 기대에
"내릴만큼 내렸다" 바닥론
투자자 늘며 울산 등 오름세
 울산에서 매매가격이 높은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   한경DB

울산에서 매매가격이 높은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 한경DB

지역 경기 침체로 지난해 내내 집값이 떨어졌던 울산과 경남 거제·창원 등 제조업 중심 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중공업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지방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인식도 커지면서 지역 실수요자에 외지 투자자들까지 가세했다.

울산 남구 신정동에서는 ‘문수로2차아이파크 1단지’ 전용 100㎡가 지난달 8억8000만원(21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7억4000만원(11층)에 거래된 이후 석 달 만에 매매가가 1억2000만원 뛰었다. 창원 성산구 반림동의 ‘노블파크’ 전용 60㎡ 역시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7000만원 넘게 올랐다. 지난해 10월 2억90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달엔 3억63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울산 아파트값이 몇 개월 동안 오른 것은 2016년 하반기 이후 처음이다. 창원 아파트값은 작년 11월부터 반등해 19주째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작년 하반기까지 매주 0.2~0.3%씩 떨어지던 거제 아파트값도 최근 들어 보합 수준으로 돌아왔다.

‘집값이 내릴 만큼 내렸다’는 바닥론이 고개를 들면서 이들 지역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원 용호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 등 외지인 투자자들이 삼삼오오 아파트 매물을 보러 찾아오면서 가격이 조금씩 뛰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거래에 뛰어들고 있다. 감정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울산 부동산 매수 건수는 총 6245건으로 전 분기(3177건)와 비교해 두 배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창원도 4953건이 거래되며 작년 3분기(2287건)의 두 배가 넘는 손바뀜이 이뤄졌으며, 거제의 매매 거래량 역시 3분기보다 187건 늘었다. 외지인 매입 건수와 지역 거주자들의 구입 건수가 동시에 늘어난 모습이다.

당분간 주택 공급 물량이 줄면서 집값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조선·중공업 업황 개선 기대가 여전하고, 최근 새 아파트 분양과 입주가 적었던 탓에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 울산과 창원, 거제의 올해 입주 물량은 6776가구로 지난해(2만6288가구)의 26% 수준이다.

울산 동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외지인들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은 단지 위주로 투자를 문의하고 실수요자들은 새 아파트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라는 대형 변수가 있지만 집값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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