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한항공 소유의 종로구 송현동 3만7000여㎡의 부지를 매입해 공원화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동쪽에 있는 거대한 나대지로, 서울광장의 세 배(3만6642㎡)에 이른다.

대한항공 소유 송현동 부지…서울시가 사들여 공원 조성
전희선 서울시 2부시장은 18일 “대한항공 측과 작년 말부터 부지 매입을 위한 실무협상을 하고 있다”며 “우선 올해 안에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지정하고 2022년에 매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 측과 협의가 되면 이르면 올 하반기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구체적인 부지 개발 계획은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남은 대규모 미개발 부지다. 현재는 길이 760m의 높은 담장에 둘러싸인 채 23년간 폐허로 방치돼 있다. 송현동 부지는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어 건폐율 60%에 용적률 150%의 제한을 받는 데다 인근 지형으로 인해 고도제한도 16m까지 걸려있다. 대한항공은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이 땅을 사들인 뒤 7성급 관광호텔 건립을 계획했다가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했다.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매각을 본격화한 것은 작년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 재무구조 개선 대책으로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뒤 1년이 지난 올해 2월 이사회에서 송현동 부지 매각을 의결했다.

시는 송현동 부지 매입을 추진하면서 활용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작년 6월 서울시의회 시정 질문에서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옆 풍문여고를 매입해 공예박물관을 만들고 있는데 인근에 국립민속박물관이 옮겨오는 것도 좋겠다”며 중앙정부가 매입하는 방안을 제안한 적이 있다. 이 부지의 현재 가치는 약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 매입가가 약 4000억~4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