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원베일리, 내달 관리처분계획변경·분양신청
"옆 단지 3.3㎡당 1억인데…" 분양가 규제에 '반값'
터파기 공사를 마치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만료되기 전 분양을 서두르고 있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사업(‘래미안원베일리’). 왼쪽으로 국내 일반 아파트 가운데 최고가로 거래된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가 보인다. 전형진 기자

터파기 공사를 마치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만료되기 전 분양을 서두르고 있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사업(‘래미안원베일리’). 왼쪽으로 국내 일반 아파트 가운데 최고가로 거래된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가 보인다. 전형진 기자

다음달 서울 강남에서 ‘반값 아파트’가 분양한다. 한강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래미안원베일리’다. 역대 최고 분양가가 점쳐지지만 인근 신축 단지 가격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분양가와 대출을 아우른 겹규제가 극소수 현금부자들에게만 막대한 시세차익을 가져다줄 전망이다.

◆분양가 규제로 이웃 단지의 ‘반값’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조합은 전날 열린 대의원회에서 일반분양분 225가구에 대한 분양계획을 확정했다. 중대형 면적대 없이 전용면적 46~74㎡로만 주택형을 배정한 게 골자다. 당초 전체 2990가구 가운데 346가구를 일반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기서 121가구를 줄였다.

신반포3차조합이 일반분양분을 종전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인 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 때문이다. HUG는 주변에서 최근 분양한 단지의 가격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인근에선 지난해 말 ‘르엘신반포센트럴(반포우성 재건축)’이 3.3㎡당 평균 4891만원에 분양됐다. HUG 기준에 따라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는 이 가격을 넘을 수 없다. 바로 옆에 2016년 입주한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가 3.3㎡당 최고 1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반값 분양가인 셈이다. 일반 분양 당첨자에게 10억대 ‘로또’를 안겨주느니 차라리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주택을 배정한다는 게 조합이 마련한 고육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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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업계는 래미안원베일리의 분양가 수준이 3.3㎡당 5000만원을 넘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유예 시한인 4월 안에 분양을 마치려면 조합이 HUG와 줄다리기를 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전용 59㎡(공급면적 80㎡)의 분양가는 11억7000만~12억원 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웃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 같은 면적대의 가장 최근 실거래가는 23억5000만원이다. 래미안원베일리 당첨자는 청약만으로 12억가량의 시세차익을 가져갈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비청약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가가 9억원을 넘겨 특별공급이 없는 데다 중도금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계약을 하려면 잔금(20~30%)을 제외한 현금만 최소 10억원 안팎 들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장기간 무주택으로 살면서 가구원도 많아야 한다. 단지가 중소형 면적대로만 구성돼 추첨 물량이 없고 가점으로만 당첨자를 뽑기 때문이다. 사실상 극소수의 ‘무주택 현금부자’들에게만 로또의 기회가 돌아간다. 다만 일반분양분의 동·호는 단지 외곽이나 저층 등으로 배정됐다.

◆조합원 손실 불가피

일반분양자들에겐 로또지만 조합원들에겐 큰 손실이다. 사업 진행을 위해 십수 년을 고생했지만 일반분양 수익이 줄어 더 많은 돈을 내고 새집을 배정받기 때문이다.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59㎡의 조합원분양가는 3.3㎡당 평균 5900만원이다. 책정 가능한 최고 일반분양가보다 3.3㎡당 900만~1000만원가량 높다.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분양가보다 높은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규제 때문에 조합이 오히려 손해를 보면서 자선사업을 하게 된 꼴”이라며 “어떻게든 일반분양분을 줄이려 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이 같은 이유로 후분양을 추진하기도 했다. 골조공사가 3분의 2 이상(현재는 완료로 관련 법 개정) 진행된 경우 HUG의 분양보증이 필요없기 때문에 분양가 책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로 제동을 걸었다. 상한제 하에선 분양 시기와 상관없이 분양가를 통제받는다.

출구가 막히자 조합은 일반분양분을 민간임대사업자에게 모두 매각하는 방안도 들고나왔다. 일반분양보단 이득인 까닭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절대 불허’ 방침을 밝혔다. 조합은 행정소송을 내면서 강대강으로 대치했지만 결국 소를 취하하고 선분양 방식으로 다시 선회했다. 관련 인·허가가 지연되거나 소송 등을 거치다 보면 사업기간이 길어지면서 이자부담이 폭발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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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은 궁여지책으로 일반분양분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상가조합원들에게 아파트를 배정하고 기존 조합원들에겐 ‘1+1 분양’의 기회를 줬다. 보류지는 법정 한도 수준인 29개까지 확보했다. 보류지란 조합이 일반분양을 하지 않고 예비분으로 남겨뒀다가 판매하는 땅이나 건물을 말한다. 준공 이후 최고가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일반분양분이 당초 346가구에서 225가구로 줄었다.

조합은 다음달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를 열고 같은 달 15일 분양승인 신청을 마칠 계획이다.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인 4월28일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기 위해서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상한제 시행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나오는 마지막 강남권 분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대출 여부와 관계없이 현금동원력이 높은 수요자들의 청약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형진/배정철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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