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공무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는 코로나19 여파로 이날 참석자를 실·국장급 이상 고위간부로 최소화했다. 맨 왼쪽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공무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는 코로나19 여파로 이날 참석자를 실·국장급 이상 고위간부로 최소화했다. 맨 왼쪽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국토교통부가 27일 발표한 ‘2020년 업무계획’에도 서울 공급 확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여전히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9억원 이상 주택의 공시가격을 집중적으로 높이고, 민간택지 특별공급분에 의무거주기간을 부여하는 게 대표적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정부가 ‘도심 공급이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집값 불안이 장기화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신도시, 공공임대 공급 속도”

국토부는 우선 민간택지 특별공급분에 의무거주기간 3~5년을 두기로 했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당첨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다. 주택가격 9억원 이하 기준으로 특별공급과 일반분양 비율은 4 대 6 정도다. 특별공급 당첨자에게 3~5년의 의무거주기간을 부여하면 투기수요를 더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판단이다. 이와 함께 수도권·광역시 아파트 청약 예비당첨자 비율을 40%에서 300%로 확대하기로 했다. 무주택자에게 당첨 기회를 더 주겠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예비당첨자 비율은 지난해 5월 500%로 확대했다.

국토부는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구 지정, 지구계획 수립 등 절차를 서두른다. 여기엔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부천 대장,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등 5개 신도시(17만3000가구)도 포함돼 있다. 국토부는 남양주 하남 등 1·2차 지구(16곳)에 대해 올해 하반기 지구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고양과 부천 등 3차 지구(11곳)는 올 상반기 지구 지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서울 도심 4만 가구 공급 계획도 조기 추진한다. 1000가구에 대해선 연내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간 규제 수준을 합리화하는 개선 방안도 오는 6월께 내놓을 예정이다.
일산·동탄 등 'GTX 역세권' 개발…수도권 예당 비율 300%로 확대
“광역철도망 적극 추진”

서울 주요 도심과 수도권 지역을 30분 안에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GTX)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GTX는 일반 도시철도(시속 30㎞)보다 네 배가량 빠른 시속 110㎞로 달리는 광역철도다.

GTX-A노선(파주~동탄) 공사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2023년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B노선(송도~마석)은 지난달 기본계획에 들어갔다. C노선(덕정~수원)은 11월 기본계획 고시를 목표로 한다. 초미의 관심사인 서부권 GTX-D 노선은 내년 제4차 광역철도망 계획을 수립하면서 구체적인 노선을 결정할 예정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기획재정부와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을 마련하지 않으면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10월에는 시속 400㎞로 달리는 초고속열차 도입에 들어간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추진하는 경부선 오송~평택 구간에 초고속열차 선로 시설을 도입하기로 했다. 나머지 구간은 올해 말까지 경부선 후속화 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연내에는 원주~제천 간 중앙선에 시속 250㎞급 고속열차(EMU-250)를 투입한다. 다음달까지는 서울역·청량리역 복합환승센터 구상에 착수해 고속철도와 GTX, 도시철도, 광역버스 등 연계교통 편의를 제고할 계획이다.

대중교통 이용 편의도 개선한다. M버스 노선과 예약제를 확대하고, 9월에는 ‘지상의 지하철’로 불리는 슈퍼-간선급행버스(S-BRT)의 기본 설계에 들어간다. 교통망이 열악한 1~2기 신도시 지역은 특별대책지구로 지정해 11월 보완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한 지역의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한 개발에도 나선다. 지방의 대학과 철도역세권 등 성장거점에 산업과 주거, 문화가 융복합된 거점을 조성하는 ‘지방도심형 기업혁신특구’가 추진된다. 사업 추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이 대규모 투자를 주도하고 세제·금융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국토부는 올 상반기까지 기업혁신특구의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유치 시범공항으로 청주·양양·무안공항을 지정해 항공·관광 융복합사업을 집중 지원하고, 지역 특화 산업과 도시개발을 연계한 공항 주변 개발 계획도 마련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예타면제사업은 동해선 단선 전철화 사업, 국도 20호선 신안~생비량 사업부터 연내 착공한다. 국토부는 올해 자율차와 드론, 스마트시티, 수소 경제, 제로에너지 건축 등 혁신성장사업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최진석/양길성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