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파트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부동산 신규 분양 시장과 건설현장까지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방 미분양 아파트들은 잇따라 주인을 찾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별다른 규제가 없이 '줍줍'이 가능하고, 경기가 반등하면 웃돈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장기화된 미분양 단지의 경우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주는 혜택도 많다보니 이자나 옵션 선택 등에 따른 추가비용도 거의 없는 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공급한 ‘당진 아이파크’(426가구)의 계약률이 90%를 넘었다. 현재 30여가구만이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초 분양됐던 이 단지는 초기계약률이 저조했다.

분양 관계자는 "모델하우스에서 둘러보는 수요보다는 따로 알아보고 와서 계약하는사례가 많다"며 "지역 수요자들은 물론 외지인들까지 꾸준히 몰리면서 완전판매(완판)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이 지난해 9월 말 청주시 율량동에서 분양한 ‘율량 금호어울림 센트로(748가구)’도 연말에 계약이 완료됐다. 강원도 원주에서는 2656가구의 대단지로 장기 미분양이었던 포스코건설의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도 연말에 완판됐다. 이 단지들 역시 연말 투자자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미분양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전국 미분양 주택은 7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총 4만3268호였다. 전월(4만7797호) 대비 9.5%(4529호) 감소한 수준이다. 작년 6월에는 6만3705호에 달했지만, 7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2만호가 줄었다.

지역별로 미분양은 수도권이 4901호로 전월(6202호) 대비 21%(1301호) 감소했다. 지방은 3만8367호로 전월(4만1595호) 대비 7.8%(3228호) 줄었다. 지방 미분양은 지난해 8월(5만2054호)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추세다. 지난해 같은기간(5만1009호)보다는 24.8%(1만2642호) 줄었다.

그렇다고 지방에서 무조건 미분양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빠르게 소진되는 아파트들은 수도권과 비교적 가까운 지역에서 공급되는 단지들이다. 시내권이나 택지지구에 공급되는 브랜드 아파트들이 대부분이다. 앞서 완판된 단지들도 이러한 경우다.
관람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모델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자료 한경DB)
관람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모델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자료 한경DB)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미분양 아파트가 3396가구에 이으렀던 강원도 원주의 미분양 아파트는 올해 1월들어 900가구로 급감했다. 충북 청주는 2016년 10월 이후 미분양 관리지역이었다. 작년 1월에 2012가구에 달하는 미분양이 있었고 이후에도 1000가구대로 미분양이 지속됐다. 그러다가 지난해말 실수요자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몰리면서 미분양들이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1월 기준으로 청주 미분양은 225가구로 급감했다.

수도권에서도 규제가 덜한 인천에서 미분양이 빠르게 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 3632가구에 달했던 미분양은 966가구로 줄었다. 중구와 미추홀구에만 몰려 있을 뿐 나머지 지역구에서는 미분양이 거의 없다.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는 '0'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공급조절이 효과를 보이고, 수도권의 집값 상승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그동안 주택도시보증기금(HUG) 등을 통해 지방에 공급조절을 해왔던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투가가 가능한 지방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실수요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