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임대 포함하면 가구당 1.1대
"단지 고급화 물건너가나" 우려
서울 인기 뉴타운인 흑석뉴타운 내 9구역이 사업 막판에 주차장 문제로 분쟁에 휘말렸다. 부분임대까지 포함한 가구당 주차대수가 1.1대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돼서다.

23일 흑석9구역조합의 건축계획에 따르면 새로 짓는 아파트의 주차 가능 규모는 2018대다. 이를 분양분 1211가구와 임대분 327가구 등 입주 가구 수로 나누면 가구당 1.31대를 주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부분임대 가구다. 부분임대란 집주인이 남는 방을 임대로 돌릴 수 있도록 집을 분리해놓은 구조를 말한다. 출입문이 두 개다. 보조침실 한 칸을 활용해 월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보니 최근 사업을 진행하는 재개발·재건축단지에선 빠지지 않는 설계다.

이 구역은 전용면적 84㎡ 주택형 706가구 가운데 40%가량인 283가구에 부분임대 평면을 도입했다. 이렇게 늘어난 집을 포함하면 총 입주 가구 수는 1538가구가 아니라 1821가구로 불어난다. 가구당 주차 가능 규모는 종전 1.31대에서 1.1대로 줄어든다.

조합원들은 10년 전 준공된 아파트만도 못한 설계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흑석9구역 조합원인 A씨는 “2020년대에 짓는 아파트치곤 주차장이 터무니없이 적게 계획됐다”며 “안 그래도 심각한 흑석동 일대 주차난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조합원 B씨는 “여의도와 강남 등 고소득 업무단지가 가까워 임차인도 대부분 자동차를 이용할 것”이라며 “서울시가 공공임대주택 가구 수를 늘린 것도 가구당 주차 대수가 더욱 줄어든 요인”이라고 말했다.

인근에 2011년 입주한 ‘흑석한강센트레빌’은 가구당 1.22대를 주차할 수 있다. 강남에선 준공 10년이 넘은 재건축 아파트도 대부분 주차장이 넉넉하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2009년)와 ‘반포자이’(2009년)는 모두 가구당 주차 가능 규모가 1.78대다. 대치동에서 가장 최근 입주한 ‘래미안대치팰리스’(2015년)는 가구당 1.93대를 주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조합원 C씨는 “이대론 시공사가 약속한 ‘명품 아파트’와는 거리가 멀어진다”며 “나중에 공사가 시작되면 설계를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수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흑석9구역 재개발은 중앙대 인근 흑석동 90 일대에 밀집한 낡은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을 헐고 새 아파트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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