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건물, 파티룸·스터디룸 변신시켜 가치 높인다"
서울 등 도심에 빈 사무실과 음식점이 늘어나고 있다. 공간기획자들은 빈 공간을 파티룸, 연습실, 공유오피스 등으로 바꾼다. 프롭테크(부동산 스타트업) 앤스페이스는 공간기획자들이 만든 새로운 공간의 공유를 촉진해 가치를 높이는 ‘공간 밸류업’ 기업이다.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36·사진)는 해외 공유오피스 비즈니스가 가파르게 성장할 때인 2014년 1월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공실 건물이 많은데 왜 가격은 여전히 비싸고 임차가 어려울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비어 있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가 ‘스페이스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놨다. 새롭게 단장한 공간을 공유하는 생활공간 예약 플랫폼이다. 정 대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공간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됐다”며 사업 동기를 설명했다.

정 대표는 창업 초기 빈 공간을 보유한 임대인들을 찾아다니며 공간을 다채롭게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 앤스페이스에는 공간기획자 1만8000팀이 총 3만여 개의 공간을 등록했다. 이 중 5000여 개가 파티룸이고 연습실(2000여 개) 스터디룸(1500여 개) 등도 많다. 정 대표는 “3년 전까지 한 달에 100개 등록도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매달 300~400개가 등록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공간기획자들이 도심의 공실이나 침체된 골목상권의 해결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블랭크라는 공간 기획팀은 서울 후암동의 3층짜리 건물을 1~2층은 음료와 술을 마실 수 있는 바, 3층은 거실로 탈바꿈시켰다. 단체 고객이 이곳에서 모임 활동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정 대표는 대도시 위주인 공유 공간 시장을 지방 중소도시로 확산시키는 게 올해 목표다. 3년 내 일본 등 아시아 다른 국가에도 진출해 공간 대여 비즈니스를 키울 계획도 갖고 있다. 정 대표는 “앞으로 건물주와 좋은 공간기획자를 매칭시키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며 “도심에서 빈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도시의 새로운 개발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