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전지역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
대책 이후 기존 아파트들 줄줄이 신고가

내일부터 LTV 대출규제, 오늘까지 계약은 60% 적용
신규 분양 보다 구축으로 내집 마련 수요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수원 아파트값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을 추가하고 규제를 강화한 2·20대책으로 수원은 전체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시장은 전반적으로 정체상태지만,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이 더뎠던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일부터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서두른 수요들도 있다. 반면 기존에 급등했던 새 아파트나 분양권 거래는 눈치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수원 권선구 구운동 삼환아파트는 대부분의 면적에서 줄줄이 신고가를 기록중이다. 전용 108㎡(옛 39평)은 지난 21일 4억원에 거래되면서 일주일 전보다 2500만원이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용 84㎡와 54㎡ 역시 각각 3억6000만원, 2억5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찍었다.

이 아파트는 1680가구의 대단지로 수도권 전철 화서역과 가까운 편이다. 신분당선 연장계획 발표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9월만 하더라도 1억 후반대~2억원에 거래됐지만, 이제는 3억 중후반대에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의 공인중개사는 "화서역파크푸르지오가 10억원을 넘어서면서 일대 아파트들이 구축이지만 수요들이 몰리고 있다"며 "지난 20일 규제가 발표되고 오히려 구축을 물어보는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화서역·호매실지구 주변 아파트들 강세

권선구와 장안구에서는 화서역 주변과 금곡동·호매실지구의 기존 아파트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분당선 연장선의 호재를 여전히 누리고 있다. 특히 고가로 찍힌 화서역파크푸르지오 주변 아파트들은 최근 1개월동안 10% 이상 집값이 상승했다는 게 주변 공인 중개사들의 얘기다. 정자동 백설마을 효성아파트(전용 84㎡)는 지난 27일 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달 거래된 가격(3억6000만원)보다 8000만원이 급등했다. 2000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3억원 안팎에 거래가를 10년 넘게 유지했지만, 규제가 나온 뒤 4억원을 뚫었다.
"이러다 정말 집 못 살라"…수원 아파트, 2·20대책 이후 오히려 '신고가'

권선구에서는 서수원자이, 호매실 신미주, 권선신현대, 곡반정한솔 아파트 등이 지난 20일 이후 신고가를 기록했다. 장안구에서는 정자동, 천천동, 율전동, 조원동 일대에서 10년 이상된 아파트들은 줄줄이 신고가를 쓰고 있다.

대규모 재개발이 한창인 팔달구도 다르지 않다. 하반기 대규모 재개발 단지들의 분양권이 풀리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집값이 뛰기전에 지금이라도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도 매수에 나서고 있다. 인계동 파밀리에는 지난 28일 전용 84㎡가 4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무려 2년여 만에 신고가를 썼다. 이 아파트는 12년된 구축으로 431가구의 비교적 작은 단지다. 28년된 선경1차, 32년된 우만동 신미주, 14년된 우만동 동도센트리움 역시 신고가를 나타냈다.

광교신도시와 영통지구, 매탄동에 재건축 단지들을 끼고 있는 영통구에서는 오히려 거래가 활발해졌다는 전언이다. 광교신도시 원천동 광교아이파크는 지난 27일 10억원에 거래되면서 10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 거래는 지난해 9월 있었던 8억1000만원이었다. 5개월 만에 거래가 성사되면서 2억원이 뛰었다. 광교해모로, e편한세상광교도 줄줄이 신고가다. 이의동의 B공인 중개사는 "기존의 대장 아파트들이 10억원을 넘어선 상태에서 다른 단지들도 키맞추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교아이파크, 반년만에 2억 올라 10억 돌파

다만 집값 급등세를 나타냈던 망포동 일대는 대장 아파트의 거래가 뜸한 상태다. 영통지구나 래미안마크원 등 기존 아파트들은 거래가 종종 되고 있지만, 나머지 거래는 쏙 들어갔다. 조만간 신규 분양 소식이 있는 점도 거래침체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8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던 힐스테이트 영통(전용 84㎡)은 9억~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근의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심리적으로 고가주택 범위인 9억원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집주인이 전세로 살면서 매물로 내놓는 물건(갭투자용)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주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15% 상승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주의 상승률 0.31%와 유사한 전주 대비 0.30% 변동률을 나타냈다. 이중 주간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은 수원 권선구(1.09%), 군포(0.72%), 의왕(0.65%), 수원 팔달구(0.64%), 용인 수지구(0.61%) 등이었다.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KB부동산 리브온 김균표 수석차장은 "수원 권선구는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의 권선구 금곡동, 호매실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투기 수요 및 실수요가 함께 움직이고 있어 급등한 가격에도 한두건씩 거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일(3월2일)부터는 수원과 안양 등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강화된다. 기존에 적용하던 LTV 규제 비율 60%를 50%로 낮추고, 9억원 초과분에는 30%를 적용한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구입 목적 사업자대출과 1주택세대 주택담보대출 시 실수요 요건도 강화했다.

다만 3월1일까지 주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이미 납부한 사실을 증명한 차주에게는 종전 규정(LTV 60%)을 적용한다. 집단대출의 경우 3월1일까지 입주자모집 공고를 냈다면 종전 규제를 적용받는다. 초고가 아파트(시가 15억원 초과)에 대한 주택구입목적 주택담보대출 금지 조치는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시행되지 않는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