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규제로 '풍선효과' 확산

수원 광교 6개월새 3억원 올라
동탄서도 10억원대 첫 진입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서 실거래가격이 10억원을 넘는 아파트(전용면적 84㎡ 기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6개월 사이 전용면적 84㎡ 매매가격이 최대 4억원 오른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한경DB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서 실거래가격이 10억원을 넘는 아파트(전용면적 84㎡ 기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6개월 사이 전용면적 84㎡ 매매가격이 최대 4억원 오른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한경DB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급등 현상이 규제가 없는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로 번지면서 아파트값(전용면적 84㎡ 기준)이 10억원을 웃도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수도권에선 경기 용인 수원 화성 등에서 10억원대 아파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10억원대 아파트가 경부선 라인을 타고 서울과 경계를 접하고 있는 지역을 거쳐 수도권 외곽까지 남하한 것이다. 부산 대구 대전 등 지방 광역시에도 아파트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10억원을 돌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을 강력하게 규제하자 시중 유동성이 규제가 적은 수도권이나 지방 광역시로 밀려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6개월 만에 3억원 ‘껑충’

의왕·수원·동탄…'10억 집값' 경부축 따라 남하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수원 영통구 이의동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4층)는 이달 중순 11억6000만원에 팔렸다. 층과 향이 더 좋은 가구는 지난달 12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5월 8억5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6개월 만에 실거래가가 3억~4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단지 내 신풍초가 있고 주변에 상권과 학원가가 형성돼 있어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인근 ‘래미안광교’ 전용 97㎡는 이달 초 10억원에 거래됐다. 최근 매매 호가는 12억~13억5000만원으로 치솟았다. 하동에 있는 ‘힐스테이트광교’ 전용 97㎡는 지난해 11월 14억4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작년 6월 기록했던 신고가(10억2090만원)가 다섯 달 만에 깨졌다.

용인과 화성 신축 아파트값도 고공행진이다. 용인 성복동 2년차 아파트인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는 올초 11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8억5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3억원 넘게 상승했다. 3.3㎡당 평균 시세는 3000만원을 웃돈다. 화성에선 ‘동탄역더샵센트럴시티’ 전용 97㎡가 지난달 10억55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전용 84㎡도 최근 9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며 10억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의왕에서도 신고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작년 말 입주를 시작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3일 10억498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초 같은 면적이 6억498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웃돈이 4억원 가까이 높아졌다. 인근 K공인 대표는 “안양시 동안구가 조정지역으로 묶이자 대출 규제, 전매 제한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의왕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과천 지식정보타운 분양이 가까워지면서 의왕 아파트값도 덩달아 오르는 중”이라고 전했다.

지방 광역시 풍선효과 뚜렷

의왕·수원·동탄…'10억 집값' 경부축 따라 남하

대전과 대구, 부산 등 지방 광역시 아파트값도 수도권 못지않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에선 대표 부촌 해운대구를 중심으로 10억원을 돌파한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우동 ‘마린시티자이’ 전용 80㎡(43층) 분양권은 지난달 초 10억7668만원에 팔렸다. 올해 9월 준공을 앞둔 ‘해운대 롯데캐슬스타’ 84㎡ 분양권도 같은 달 10억2910만원(41층)에 거래됐다.

대구에선 대구의 ‘강남’으로 꼽히는 수성구 새 아파트값이 강세다. 범어동 ‘힐스테이트범어’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해 11월 1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인근 ‘빌리브범어’ 전용 84㎡ 분양권도 10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대전에선 도룡동 3년차 신축 아파트인 ‘도룡 SK뷰’ 전용 84㎡가 최근 10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12·16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비규제 지역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거주자가 서울 외 지역에서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총 4365건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1893건과 비교해 반년 사이 2배 넘게 급증했다. 수원에선 같은 달 서울 거주자가 409가구를 매입했다. 연초(140건)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서울 큰손들은 용인에서도 577가구를 사들였다. 1월 매입 건수 대비(335건) 72% 늘어났다. 부산에선 449가구를, 대전에서는 127가구를 매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기 부동자금이 1000조원 넘을 정도로 시중에 돈이 넘친다”며 “투자할 곳을 찾는 현금 부자들이 규제가 적은 지역의 부동산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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