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위 청약 인기 전국 확산

당첨 땐 시세차익 1억원 '기대'
서울 등 외지인 1000명 '원정'

대구 중구 태평로2가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대구역’ 아파트. 17일 진행된 미계약·잔여분 80여 가구(전용 84㎡)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서는 대구 거주자는 물론 서울과 경기도 거주자들이 KTX와 관광버스를 동원해 몰려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현지에 도착한 외지인들의 규모만 1000여 명에 달했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규제의 사정권에서 벗어난 지역에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무순위 청약시장이 대표적이다. 미계약분 ‘줍줍(줍고 줍는다)’을 통해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 날씨 달구는 ‘줍줍’ 열풍

무순위 청약은 계약일 이후 나온 청약 부적격자 또는 계약 포기자로 인해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를 대상으로 추첨해 당첨자를 선발하는 제도다. 청약통장이 없는 19세 이상 성인과 다주택자도 청약 신청을 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대구 중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수성구와 비교했을 때 분양권 전매제한이 6개월로 짧고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워 시중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미계약분으로 나온 가구는 청약통장에 관계없이 분양을 신청할 수 있어 대구 중구와 같은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무순위 청약이 이뤄진 ‘힐스테이트 대구역’은 지하 4층~지상 49층, 오피스텔 1개 동과 아파트 5개 동, 총 6개 동이 들어선다. 전용면적 43~46㎡ 오피스텔 150실과 전용 84~112㎡ 아파트 803가구로 지어진다. 이 단지 전용 84㎡의 분양가는 4억7000만~5억원대다. 인근 ‘대구역 센트럴자이’(시세 5억8000만원)와 비교했을 때 당첨만 되면 1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충현 현대건설 분양소장은 “최근 대구의 분양시장이 살아나면서 무순위 청약에 수천 명의 사람이 몰리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잔여 224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대구역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에도 3000여 명의 청약자가 몰려 1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원도심인 대구역 일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4층, 6개 동으로 아파트와 아파텔, 근린생활시설 등 총 768가구 규모의 주거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KTX·관광버스 타고…대구까지 '줍줍' 열풍

수도권 비규제지역도 ‘줍줍 열풍’

12·16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도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수만 대 1을 기록하는 등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인천 부평구 산곡4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부평두산위브더파크’의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1만1900 대 1을 기록했다. 1가구를 모집하는 전용 59㎡B형에는 총 3만66명이 청약해 경쟁률 3만66 대 1을 나타냈다.

지난 10~13일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아르테자이’ 미계약 8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도 3만3524명이 몰려 평균 419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가구가 나온 전용 76㎡A에는 8498명이 청약 신청했다. 만안구는 동안구와 달리 정부의 12·16 대책에서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투자 수요가 몰렸다.

지난달 28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코오롱하늘채더퍼스트’는 무순위 청약 14가구 모집에 7만122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5087 대 1을 기록했다. 주변 신축 아파트와 시세 차이가 2억원 이상 나 신청자가 몰렸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수요자들의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정비사업 및 대출 규제로 공급이 막히는 상황”이라며 “예비 청약자들이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해 무순위 청약에 몰리고 있다”고 했다.

배정철/최다은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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