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출범이후…아파트값 3년간 상승률 따져보니

지역 '톱10' 대부분 경기권·광역시…송파구만 4위
최근 1년 단지별 상승률 '톱5' 대구·대전·전남 싹쓸이
'12·16 풍선효과' 가속…이번주 수원 팔달구 1% 급등
문재인 정부 들어 약 3년 동안 서울 강남지역보다는 과천, 분당 등 다른 지역의 아파트값이 더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과천시의 한 아파트.  한경DB

문재인 정부 들어 약 3년 동안 서울 강남지역보다는 과천, 분당 등 다른 지역의 아파트값이 더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과천시의 한 아파트. 한경DB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 이후 3년여간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 강남이 아니라 과천 분당 등 경기도와 대전 등 지방 광역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상승률 기준 상위 10곳 가운데 서울은 송파구 한 곳(4위)만 포함됐다. 최근 1년간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개별 주택 역시 상위 10곳 모두 지방 광역시에 포진해 있었다. 문 대통령이 “최근 3년간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급격히 상승한 곳은 원상회복돼야 한다”며 강남 등을 겨냥한 추가 규제 의지를 내비쳤지만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 대구가 강남보다 많이 올라

강남 집값 '원상회복' 시키겠다지만…과천·분당·대전이 더 많이 올랐다

16일 한국감정원 주간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에 따르면 이번 정권이 시작된 2017년 5월 10일 이후 현재(1월 6일)까지 집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경기 과천시였다. 이 기간 총 25.75% 올라 서울 평균 상승률(11.32%)을 두 배 넘게 웃돌았다. 2위와 3위도 경기도였다. 성남시 분당구가 21.08%, 구리시가 19.21% 올랐다. 모두 서울 접근성이 좋고 생활 인프라 등이 잘 갖춰진 곳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과천은 준(準)강남권으로 불릴 만큼 입지여건이 좋고 3기 신도시 기대 등으로 외부 전세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매가를 끌어올렸다”며 “분당 등은 입지가치 대비 저평가된 매력이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 송파구였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톱10에 포함됐다. 나머지 여섯 곳은 경기 광명시(8위·16.04%)를 제외하면 모두 지방 광역시였다.

‘규제 무풍지대’인 대전에서 서구(5위·17.45%), 유성구(6위·17.30%) 등이 많이 올랐다. 대전은 인근 세종시 공급 감소와 규제 풍선효과로 최근 1년 기준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이어 대구 중구(7위·16.37%), 광명, 대구 수성구(9위·15.38%), 대전 중구(10위·14.59%) 순으로 상승했다.

강남 3구 중 송파구를 제외한 강남구 서초구는 서울만 놓고 비교해도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강남구가 12.53%로 25개 자치구 중 11위 수준이었고 서초구는 11.04%로 서울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송파구가 18.56%로 가장 높았고 동작구(14.37%) 영등포구(13.98%) 마포구(13.81%) 순으로 많이 올랐다.

지방 ‘나홀로’ 구축아파트도 급등

강남 집값 '원상회복' 시키겠다지만…과천·분당·대전이 더 많이 올랐다

단지별 상승률 역시 지방이 압도적이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많이 오른 단지 10곳이 모두 지방에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대구 중구 동인동에 있는 동인태평78 아파트였다. 1979년 입주한 122가구 단지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월 3.3㎡당 483만원 수준에 불과하던 시세가 1123만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두 번째로 많이 오른 단지는 대구 북구 칠성동의 금성아파트였다. 3.3㎡당 884만원에서 1454만원으로 64.48% 뛰었다. 이어 대전 중구 시영(61.25%), 전남 여수 주공(60.41%), 대전 중구 삼익(58.57%) 등 순으로 많이 올랐다. 대부분 연식이 오래되고 단지 규모가 작아 저평가돼 있던 곳이다.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오른 단지는 동대문구 신답극동아파트(44.33%)였다. 1987년 입주한 225가구 규모 단지다. 이어 구로구 동진빌라(42.56%), 영등포구 현대프라자(38.90%) 순으로 많이 올랐다. 서울 상위 10개 단지 중 강남권은 반포동 메트로뷰서초(7위·34.02%), 잠원동 신반포18차(8위·33.96%) 등 두 곳뿐이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상승률보다는 절대가격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강남이 많이 오른 것처럼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며 “강남이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초이기 때문에 최근 3년으로 봤을 땐 상대적으로 덜 올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승률만 고려하면 비강남, 비서울이 더 두드러지지만 정부는 “강남 가격을 안정시키는 게 1차 목표”라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시장 상황과 문제를 정확히 진단한 뒤 처방을 내리지 않으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2·16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된 이번주(13일 기준) 서초구가 7개월여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0.00%). 반면 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 호재 혜택을 본 경기 수원 팔달구는 풍선효과로 1.02%나 상승했다. 2012년 주간 조사를 시작한 이후 1%대 상승은 처음이다. 서울은 0.04% 올랐으나 4주 연속 상승폭을 축소해가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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