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대구 수성구 신고가 속출
중형 아파트 값 10억원대 진입
부산의 최고 인기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해운대구 중형(전용면적 84㎡ 기준) 아파트값이 10억원을 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해운대구 아파트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부산의 최고 인기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해운대구 중형(전용면적 84㎡ 기준) 아파트값이 10억원을 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해운대구 아파트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전과 대구, 부산 등 지방 광역시 아파트값이 서울 강남 못지않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과 대구 시내 인기 주거지역 중형(전용면적 84㎡ 기준) 아파트값이 10억원을 속속 넘기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때문에 당분간 시중 유동성이 지방 광역시 비규제 지역으로 밀려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전·대구·부산 새 아파트, 줄줄이 '10억 클럽' 입성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자이’ 전용 80㎡(43층) 분양권은 지난달 초 10억7668만원에 팔렸다. 작년 11월 기록했던 신고가(8억5668만원)이 한달 만에 깨졌다. 수영만과 해운대 등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데다 부산지하철 2호선 동백역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라 부산의 대표 부촌인 해운대구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로 꼽히는 곳이다. 전 세대가 전용 80~84㎡ 중형 면적으로 이루어진 이 단지의 현재 매도 호가는 11억원 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층과 향이 좋은 가구 일부는 15억원대를 넘어섰다. 이마저도 매물은 품귀 상태다.
대전·대구·부산 중형 아파트도 `10억` 넘었다

해운대 마린시티에 올해 9월 준공을 앞둔 ‘해운대 롯데캐슬스타’ 84㎡ 분양권도 같은 달 10억2910만원(41층)에 거래됐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중형 아파트 중 10억원을 돌파한 사례다. 오름 폭도 가파르다. 약 열흘 전 7억7400만원(7층)에 팔린 것보다 보다 약 2억5000만원 넘게 상승했다.

대구에서도 신고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구의 ‘강남’으로 꼽히는 수성구 새 아파트 가격이 강세다. 범어동 ‘힐스테이트범어’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11월 1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인근 ‘빌리브범어’ 전용 84㎡도 10억4000만원에 손바뀜해 대구 중형 아파트 1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인근 H공인 대표는 “이들 단지는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경신중·고와 작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등의 이유로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며 “최근 새 아파트가 들어서며 실거주와 투자 문의가 동시에 늘었다”고 전했다.

대전 새 아파트 값도 고공행진이다. 도룡동 3년차 아파트인 ‘도룡 SK뷰’ 전용 84㎡는 지난 11월 10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2018년 11월(7억원)과 비교해 1년새 3억원 이상 올랐다. 3.3㎡당 평균 시세는 3000만원을 웃돈다.

◆강남발 부동산 광풍, 지방 광역시로 남하

통상 주택 가격 10억원은 고가 아파트로 분류되는 심리적 장벽 역할을 한다. 1주택 비과세 한도(9억)를 넘기는 데다 높은 취득세율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도 대도시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전용 84㎡ 이하 아파트가 10억원을 넘겨 거래되는 경우가 속속 등장하면서 강남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급등 현상이 지방 광역시로 남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6일 기준) 대전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1% 오르며 지방 광역시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4월부터 38주 연속 상승세다. 지난주 대구 아파트값은 0.14% 상승했다. 특히 수성구(0.25%)와 유성구(0.32%)의 가격 상승폭이 가팔랐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 아파트값 상승률(0.04%)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부산 해운대구(0.11%)도 많이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일부 광역시에서 학군이 좋거나 조망권이 뛰어난 지역에 자리 잡은 새 아파트들의 가격이 10억이 넘거나 육박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가치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초슬림한 형태의 양극화가 진행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속에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시중 유동성이 지방 광역시 비규제 지역으로 대거 밀려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 부동자금이 1000조원에 육박할만큼 시중에 돈이 넘쳐 돈있는 현금 부자 중심으로 규제 없는 지역으로 투자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16 부동산대책’에서 주택 공급 부족을 해결할 방안이 뚜렷하게 없었다는 점도 일부 광역시 집값 급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대구 수성구를 제외하면 비규제지역으로 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난 대전·대구·부산 등 지방 인기 지역의 핵심지와 새 아파트에 유동성이 들어올 수 있다"며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와 4월 총선 등도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