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최근 연이어 '부동산 공유제' 주장
권한 적은 서울시장 강도 높은 발언에 '총선 위한 무리수' 비판도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정책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정책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동산과 관련해 연이어 고강도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신년사에서 서울부터 부동산 국민공유제를 실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데에 이어 공공임대주택 확
대를 통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또다시 강조했다.

30일 박 시장은 서울시 예산설명회에 참석해 "싱가포르는 전체 주택 중 92%가 공공임대 주택"이라며 "시장을 이 정도로 하면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투기가 없다. 재건축 묶인 것이 이런 것과 관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나서야 한다. 그러면 서울시보다 공공임대주택을 더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두고 국가가 다 하니 '사회주의 아니냐'고 하는데, 사회주의라도 좋은 것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부동산 공유제를 두고 최근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7일 국회 토론회에 이어 최근 신년사에서 박 시장은 서울시가 토지와 건물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을 대거 보강하겠다는 '부동산 공유제' 구상을 실현시키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 시장은 부동산 공유제를 위해 이른바 부동산 공유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에 필요한 기금 재원은 시가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이익 환수해 충당할 계획이다. 현재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액, 개발부담금, 기부채납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시장의 정책 구상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불로소득 재원은 세금인데, 서울시가 권한을 갖고 있는 부동산 관련 세목은 부동산 취득세 외에는 마땅지 않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액도 20%만 서울시(광역 지자체)에 귀속되며 50%는 중앙정부, 30%는 자치구(기초 지자체)에 귀속된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서울시가 손을 댈 수 없는 국세다. 중앙정부가 걷은 종부세를 서울시에 더 내주려면 중앙정부 몫을 줄여서 서울에 주거나, 지방에 가는 비율을 줄여야 한다. 서울시 재원 확보를 위해 지방에 할당된 국세를 빼앗는 꼴이다. 아니면 박 시장의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해 종부세를 현재에 비해 몇 배는 크게 또 늘려야 한다.

이 상황에서 박 시장은 "현재 공시가는 실제 시세의 70%에 불과해 불로소득 환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부동산가격공시지원센터'를 만들어 시세에 가까운 공시가 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 천명했다. 공시지가가 인상되면 종부세와 재산세가 늘어나게 된다. 다만 이 역시 지자체 권한 밖인 중앙정부의 몫일뿐더러 이미 급격한 공시지가 조정과 관련해 형평성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시민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부동산 공유기금의 재원이 되는 불로소득과 개발 이익 환수의 실질적인 권한이 중앙 정부에 있는 상황에서, 몫이 크지도 않고 권한도 없는 박 서울시장이 엉뚱하게 부동산 공유제를 계속해서 주장하자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의식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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