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부동산 대책 따른 내집 마련 전략

분양 아파트 가격 9억 넘을 땐
자금조달 계획 꼼꼼히 세워야
거주요건 강화…3기 신도시 예비 청약자, 내년까지 주소지 옮겨라

‘12·16 부동산 대책’으로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던 실수요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확대,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대출 제한, 1주택자가 갈아탈 때 1년 내 입주 및 기존 주택 처분, 투기과열지구·신도시 내 청약 거주기간 2년으로 연장 등 강력한 대책들이 포함돼 있어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구매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면 잠시 멈추고 우선 이번 대책으로 인한 영향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 집 마련 자금 계획 따져봐야

거주요건 강화…3기 신도시 예비 청약자, 내년까지 주소지 옮겨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자금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번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고,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은 9억원 초과분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이 40%에서 20%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만약 9억원 이상 15억원 이하 아파트를 산다면 대책 발표 전보다 대출 가능 금액이 1억원가량 줄어든다”며 “아파트가 15억원을 넘어서는 강남권, 마포·용산·성동구 등은 현금으로 전액 들고 있지 않으면 엄두를 못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9억원 이상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집값의 80%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안정적”이라며 “현금으로 들고 있는 경우, 전세금에 보태서 집을 사는 경우 등 보유 자금과 성격에 따라 내 집 마련 전략을 다르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주택자, 청약 가점 확보 중요

전문가들은 무주택자의 경우 청약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부는 12·16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27개 동 외 서울 13개 구와 경기 3개 시, 13개 동 등을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청약 가점이 65점 이상으로 높은 무주택자들에게 일명 ‘로또 청약’ 기회가 높아진 셈이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경쟁률이 높더라도 청약시장이 가장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 등 인기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이 9억원을 넘는 경우가 많아 청약 당첨 시 자금 계획을 잘 짜야 한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분양받을 때도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출처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자칫 청약에 당첨되고도 포기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는 3기 신도시나 1순위자가 적은 경기 인기 지역을 노리는 것을 추천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천, 광명, 성남 등에서 청약 조건 중 거주 기간이 2년으로 늘면서 청약 가능한 1순위 무주택자가 줄어들었다”며 “거주지를 옮기고 청약 가점을 충분히 확보한다면 서울보다는 청약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분양을 기다리는 예비 청약자도 내년 중 해당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2년 거주 요건을 채우고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 3기 신도시의 본격적인 분양 시점이 2020년부터여서다. 해당 지역이 아니라 수도권에 거주하기만 해도 신도시 청약과 당첨은 모두 가능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에게는 우선 공급 기회가 있다. 고 교수는 “경기 하남으로 내년에 전입해 2년 이상 거주하면 시 주민에게 공급되는 20%의 최우선 공급 물량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경쟁에서 떨어지더라도 경기 거주자들과 30% 물량을 두고 다시 경쟁이 가능하고, 또 낙첨할 경우 수도권 전체 거주자 배정 물량 50%에서 다시 경쟁하기 때문에 한 단지에서 최소 세 번의 청약 기회가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서울 9억원 이하 매물 ‘주목’

전문가들은 갈아타기를 하려는 유주택자나 자금 계획에 문제가 없는 무주택자 중 9억원 이하 아파트 구매 계획이 있다면 예정대로 추진하라고 조언했다. 대출 규제를 피한 9억원 이하 아파트로 내 집 마련 수요가 쏠리면 시간이 지날수록 집값이 오를 수 있어서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2006년 6억원을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가 오르고 대출이 규제되자 당시 6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았던 노원·도봉구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올랐다”며 “이번 대책에서도 이걸 기억하는 사람들의 기대가 9억원 이하 아파트로 몰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이번 대책의 영향을 안 받는 구간대의 아파트라 점차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더 오르기 전에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규제가 덜한 9억원 이하 아파트,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일부 지역에서 9억원 이하 매물의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너무 오른 고가 아파트와의 갭 메우기로 한계가 있다”며 “일시적인 풍선효과는 보겠지만, 9억원 이하 매물이 계속 오를 만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 수위가 강한 만큼 시장 전반적으로 가격과 거래량이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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