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시가격 인상,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타깃' (사진=연합뉴스)
내년 공시가격 인상,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타깃'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17일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을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인상할 방침을 밝히며 강남 등지에서는 공시가격이 20∼30% 이상 상승해 일부 다주택자는 보유세 부담이 50%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세종청사에서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을 대상으로 공시가격을 집중적으로 올려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 반영률)을 목표치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의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에 따른 공시가격 변동률과 보유세 변화에 대한 전망에 대해 "강남권 일부 단지 등 시세가 크게 상승했거나 시세 9억원 이상인 경우 시세변동률과 현실화율 제고분이 반영돼 공시가격과 보유세도 크게 인상될 전망이다"라며 "강남구나 마포구 등 일부지역 공동주택들은 공시가격이 20∼30% 이상 상승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이 경우 다주택자 보유세는 5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역대 최악의 대실패"로 규정하며 전날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을 비판했다.

한국당 측은 "없는 명분도 만들어 세금걷기"라고 규정하고 "집 가진 분들은 세금폭탄, 집 없는 분들은 집값폭등으로, 국민 모두를 괴롭히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자유시장경제의 확고한 수호다"라고 강조했다.

송석준 한국당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자신 있다더니 이게 웬일인가"라며 "서울 아파트값이 24주 연속 상승하고, 분양가 상한제로 집값이 되레 급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며 "전국적으론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 되고 있다"고 밝힌 점을 거론한 것이다.

송 의원은 "정부 정책은 홧김에 하거나 오기로 하면 안 된다. 냉정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현실을 인정하고 맞춤식 정책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기 정책, 억누르기 정책, 규제 일관 정책으로 하면 원하는 결과는 안 나오고, 집값만 폭등한다"며 "대통령 말씀이 불과 한 달 만에 거짓말이 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제발 정신 차리라"고 촉구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국민이 준비할 새도 없이 당장 돈줄을 묶어버리겠다니, 현금 부자만 살아 남기겠다는 것"이라며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 공급 대책 없이 수요만 때려잡겠다는 건 반시장 정책이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중 대출 규제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앞서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의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금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