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이상 LTV 20~40% 차등 적용…초고가는 대출 제한
종부세율 1년 만에 또 인상…공시가격도 시세 수준 ↑
분양권도 주택수 가산…1주택 장특공제 거주요건 신설
상한제 지역, 서울 27개동→18개 구+과천·광명 등 확대
재건축을 진행 중인 서울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한경DB

재건축을 진행 중인 서울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한경DB

집값이 다시 과열되는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또 다시 규제 카드를 꺼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18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이 잠기고 종합부동산세율은 1년 만에 상향 조정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은 서울 대부분 지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됐다. 집값을 잡기 위한 ‘당근’도 나왔다. 다주택자들의 양도소득세 중과는 10년 이상 보유 주택에 한해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적으로 배제된다.

◆LTV 낮추고 초고가주택은 대출제한

16일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이 머리를 맞대 마련한 대책이다. 대출과 세제, 청약 등 주택 관련 대부분 제도가 총망라됐다.

앞으로 대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서울 등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담보인정비율(LTV)은 현행 40%에서 주태가격 구간별로 차등 적용된다. 9억원 이하에 대해선 40%가 그대로 적용되지만 초과분은 20%다. 예컨대 14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현재는 5억6000만원을 금융권에서 조달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론 9억원 초과분에 20%를 적용해 총 4억6000만원만 대출받을 수 있다. 15억원을 넘는 초고가주택의 경우 주택 보유 숫자와 관계없이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모든 금융권의 가계대출과 사업자, 법인 등 차주가 대상이다.

2017년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도입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RS)은 관리 기준이 강화된다. DSR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금융권 대출 상환액을 연소득과 비교해 대출 한도를 따지는 지표다. 현재는 금융회사가 평균 목표 이내로 관리하지만 앞으론 차주 단위로 DSR 규제가 적용된다.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의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담보대출을 받는 이들이 대상이다.

주택임대업을 하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은 현행 1.25배 이상에서 1.5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RTI란 연간 임대 소득을 연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그동안 주택에 대해선 RTI 1.25배, 상가 등 비주택은 1.5배 이상이 적용됐다.

실수요자의 대출 요건도 까다로워진다. 현재는 규제지역 1주택자가 구택 구입을 목적으로 대출을 받을 때 기존 주택을 2년 안에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무주택가구의 경우 공시가격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2년 이내 전입을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1주택자는 1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무주택자 또한 1년 안에 전입해야 한다. 고가주택의 기준은 공시가격이 아닌 시가 9억원으로 변경된다.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비율을 따져보면 사실상 고가주택 기준이 낮아진 셈이다.

전세대출도 규제를 받게 됐다. 정부가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세를 안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론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가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을 보유하게 될 경우 대출이 회수된다. 이 같은 차주에 대한 전세대출보증도 제한된다. 그동안 9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구입하는 차주는 주택금융공사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적보증이 아닌 민간보증사 SGI서울보증보험을 통해 전세대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정부는 SGI서울보증보험에 대해서도 보증 제한 협조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대출규제는 이달 신규 대출 신청분부터 바로 적용된다. 초고가주택 대출규제는 17일, 나머지 규제는 23일부터다.
[종합] 18번째 부동산대책…대출 잠그고 종부세 올린다

◆이 와중에…종부세 또 오른다

주택 보유부담은 더욱 강화된다. 종합부동산세율(종부세)은 현행 0.5~3.2%에서 0.6~4.0%로 인상된다. 3주택 이상 소유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인상률이 높다. 일반세율은 최고 2.7%에서 3.0%로 0.3%포인트 오르지만 3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종전 최고 3.2%에서 4.0%로 급등한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경우 세부담 상한선도 200%에서 300%로 오른다. 전년도에 냈던 보유세의 3배까지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종부세의 과세표준을 정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점진적으로 인상돼 2022년 100%까지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세금 부담은 더욱 높아진다. 여기에다 종부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도 시세 수준으로 오른다. 현재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은 68% 안팎이다. 정부는 앞으로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시세의 80% 수준까지 공시가격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 방안은 별도 발표하기로 했다.

다만 1주택자에 대해선 나이와 보유 기간에 따른 세액공제 한도를 종전 70%에서 80%로 높이기로 했다. 관련 법 개정을 거친 뒤 2020년 납부분부터 적용된다.

◆분양권도 주택수 가산…중과세 한시 배제

양도소득세제도 여러 가지가 바뀐다. 앞으론 세법에서도 분양권을 주택으로 간주한다. 그동안 분양권은 재개발·재건축 입주권과 달리 세법에서 주택으로 보지 않아 투기 수요가 많았다. 그러나 분양권이 주택으로 간주되면 이를 매각할 때 조정대상지역에서 양도세가 중과된다. 예컨대 조정대상지역 주택 1채와 분양권 1가구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면 이 가운데 하나를 되팔 때 양도세가 2주택 세율로 중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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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기간이 2년 미만인 주택의 양도세율도 오른다. 현재는 일반세율 40%를 일괄 적용하고 있지만 앞으론 보유 기간 1년 미만 주택에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 같은 사항들은 법 개정을 거쳐 2021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임대주택의 비과세 요건엔 거주요건이 추가됐다. 조정대상지역 임대주택의 경우 임대등록만 하면 거주하지 않더라도 의무임대기간이 끝나고 이를 되팔 때 비과세가 가능했다. 하지만 17일 이후 임대등록하는 주택은 2년 거주요건을 충족해야 1주택 비과세가 가능해진다. 임대등록을 할 때 주어지는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은 현행 면적 기준 외에도 가액 기준이 추가될 예정이다.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요건에도 거주기간이 신설됐다. 현행 세제는 1주택자의 경우 9억원 초과분에 대해 거주기간과 관계없이 보유기간을 기준으로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한다. 그러나 앞으론 해마다 8%가 가산되는 공제율을 보유기간(연 4%)과 거주기간(연 4%)으로 따져 계산하게 된다. 예컨대 10년 이상 보유하고(40%) 거주는 5년(20%)만 했다면 합산 공제율은 60%가 된다. 이는 관련 법 개정을 거쳐 2021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9·13 대책’을 통해 변경된 1주택자의 9억 초과분에 대한 장특공제는 종전 발표대로 내년 바로 시행된다. 2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 한해 최대 80%를 공제하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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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을 잡기 위한 당근도 나왔다. 정부는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각을 유도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세 한시적 배제 카드를 꺼냈다. 2주택자의 현행 중과세율은 52%, 3주택자는 62%다. 그러나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때는 중과세율 적용을 배제하고 다주택자 장특공제(최대 30%)도 그대로 적용해주기로 했다. 17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양도하는 주택에 적용된다.

◆분양가 상한제 전방위 확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도 대거 추가됐다. 지난달 서울 27개 동이 지정된 이후 형평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은 영향이다. 정부는 우선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마포·성동·동작·양천·용산·중·광진·서대문구 등 13개 구 모든 동과 강서(방화·공항·마곡·등촌·화곡)·노원(상계·월계·중계·하계)·동대문(이문·휘경·제기·용두·청량리·답십리·회기·전농)·성북(성북·정릉·장위·돈암·길음·동소문동2~3가·보문동1가·안암동3가·동선동4가·삼성동1~3가)·은평구(불광·갈현·수색·신사·증산·대조·연촌) 일부 동을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올여름 이후 집값을 선도한 지역들과 정비사업이 활발한 지역들이 대상이다. 수도권에선 경기 광명(광명·소하·철산·하안)과 하남(창우·신장·덕풍·풍산)·과천(별양·부림·원문·주암·중앙) 일부 동이 추가로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됐다.
[종합] 18번째 부동산대책…대출 잠그고 종부세 올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정비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지만 청약과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상한제 시행에 따른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는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약규제도 강화된다. 일부 지역에서 청약 당첨을 위한 거주기간을 맞추기 위한 수요가 늘면서 전세가격이 불안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투기과열지구와 66만㎡ 이상 택지의 경우 청약에 필요한 거주기간 요건을 종전 1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역이나 주택에 따라 1~5년이 적용되는 재당첨제한은 최대 10년으로 늘어난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나 투기과열지구에 공급되는 아파트에 당첨된 경우 10년, 조정대상지역에서 당첨된 경우 7년이다. 재년 3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 이후 바로 시행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기준 하향

자금조달계획세 제출 대상은 많아진다. 현재는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주택을 거래할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의 3억원 이상 주택과 비(非)규제적의 6억원 이상 주택을 거래할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계획서의 항목이 구체화되고 지급 수단도 기재하도록 변경된다.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9억원 초과 주택을 거래할 때 증빙자료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소득금액 증명원이나 금융기관 예금액, 임대차계약서 등이다. 정부는 이 같은 고가주택 거래의 경우 국세청이 자금출처를 전수 분석하고 탈세 혐의자의 경우 예외 없이 세무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한 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주택에 투자하는 수요에 대해서도 세금 탈루 혐의에 대해 정밀 검증하기로 했다. 실거래 조사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상설 조사팀을 운영할 방침이다.

임대사업자들도 단속한다. 미성년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제한하고, 법 위반으로 임대사업자에서 말소된 경우 향후 2년 동안 신규 등록을 제한하기로 했다. 임대사업자가 세입자의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할 경우 세제혜택을 환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법 개정도 추진된다. 아울러 국토부와 지자체 등에 흩어진 임대등록정보는 연내 정비를 완료하기로 했다.

이날 대책을 발표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이전보다 강력하게 반응했다”면서 “시장 불안 요인이 강화될 경우 지금보다 더 강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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