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18번째 부동산 대책
재건축을 진행 중인 서울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한경DB

재건축을 진행 중인 서울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한경DB

앞으로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을 살 때는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줄어든다. 15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의 경우 아예 대출이 금지된다. 종합부동산세율과 세부담상한선은 1년 만에 다시 상향조정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4주 연속으로 오르는 등 집값이 다시 과열되는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내린 조치다.

16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자 문재인 정부 들어 18번째 정책이다. 이번 발표 또한 대부분이 수요 억제책이다.

대출은 지금보다 어려워진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담보인정비율(LTV)이 현행 40%에서 낮아진다. 주택가격 구간별로 9억원 이하분은 40%가 적용되지만 초과분은 20%가 적용된다. 모든 금융권의 가계대출과 사업자, 법인 등 차주가 대상이다. 예컨대 14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경우 현재는 5억6000만원을 금융권에서 조달할 수 있지만 앞으론 4억6000만원을 융통할 수 있게 바뀐다. 15억원을 넘는 초고가주택의 경우 주택 보유 숫자와 관계없이 대출이 아예 차단된다.

2017년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도입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RS)은 관리 기준이 강화된다. 현재는 금융회사별로 DSR을 관리하지만 앞으론 차주 단위로 DSR 규제가 적용된다.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의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담보대출을 받는 이들이 대상이다. 주택임대업자에 대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규제도 강화된다. 현행 RTI는 연간 임대소득을 임대업 대출의 연간 이자비용과 임대 물건에 대한 대출의 이자비용으로 나눠 이 비율이 1.25배를 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론 1.5배 이상으로 강화된다.

이 같은 대출규제는 이달 신규 대출 신청분부터 바로 적용된다. 초고가주택 대출규제는 17일, 나머지 규제는 23일부터다.

전세대출도 규제 영역에 들게 됐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세를 안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앞으론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을 보유하게 될 경우 대출이 회수된다. 주택금융공사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달리 이 같은 상황에서 전세대출 보증이 제한되지 않았던 민간보증사 SGI서울보증보험에 대해서도 보증 제한 협조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주택 보유부담은 더욱 강화된다. 종합부동산세율(종부세)은 현행 0.5~3.2%에서 0.6~4.0%로 오른다. 3주택 이상 소유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인상률이 높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경우 세부담 상한선이 종전 200%에서 300%로 오른다. 전년 냈던 보유세의 3배까지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종부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시세 수준으로 높아진다. 현재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시세 반영률이 68% 안팎이다. 앞으론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시세의 80% 수준까지 공시가격에 반영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 방안을 별도 발표하기로 했다.

양도소득세제도 여러 가지가 바뀐다. 현행 세제는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9억원 초과분에 대해 거주기간과 관계없이 보유기간을 기준으로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지만 앞으론 거주기간 요건이 추가된다. 해마다 8%가 가산되는 공제율을 보유기간 연 4%와 거주기간 연 4%로 분리하게 된다. 예컨대 10년 이상 보유한 경우(40%)라면 10년 이상 거주(40%)해야 최대 80%의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관련 법 개정을 거쳐 2021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또한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도 거주요건이 추가된다. 이는 17일 임대등록하는 주택부터 바로 적용된다.

앞으론 세법에서도 분양권을 주택으로 간주한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는 소유한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된다. 예컨대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 1채와 분양권 하나를 소유하고 있다면 분양권을 되팔 때 양도세가 중과된다. 보유 기간이 2년 미만인 주택의 양도세율도 오른다. 현재는 일반세율 40%를 적용하고 있지만 앞으론 1년 미만 주택의 경우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 같은 사항들은 법 개정을 거쳐 2021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다만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안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 때는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가 배제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30%)도 적용된다. 17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양도하는 주택에 적용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역은 대거 추가됐다. 지난달 서울 27개 동이 지정된 이후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은 영향이다. 정부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마포·성동·동작·양천·용산·중·광진·서대문구 등 13개 구 모든 동과 강서(방화·공항·마곡·등촌·화곡)·노원(상계·월계·중계·하계)·동대문(이문·휘경·제기·용두·청량리·답십리·회기·전농)·성북(성북·정릉·장위·돈암·길음·동소문동2~3가·보문동1가·안암동3가·동선동4가·삼성동1~3가)·은평구(불광·갈현·수색·신사·증산·대조·연촌) 일부 동을 추가 지정했다. 경기 광명(광명·소하·철산·하안)과 하남(창우·신장·덕풍·풍산)·과천(별양·부림·원문·주암·중앙) 일부 동도 이번에 추가로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할 경우 내년 상반기 추가적인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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