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물량 많아도 제외되고
사업 10년 이상 남아도 지정
길 하나 놓고 포함·제외 갈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을 동별로 세분화한 ‘핀셋 규제’의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비사업 물량이 많음에도 상한제 지정을 피한 곳이 있는가 하면, 사업 절차가 10년 이상 남은 곳이 지정되기도 했다. 정부가 시장 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정 기준 모르겠다"…논란 증폭

국토교통부가 지난 6일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대상 서울 27개 동 가운데는 강북권 4개 동이 포함됐다. 굵직한 재개발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성동구 성수동1가와 용산구 한남·보광동, 마포구 아현동 등이다.

성동구 성수동 일대는 성수동1가만 상한제로 묶였다.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50층 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이곳은 성수동1~2가에 걸쳐 네 곳에서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성수1·2지구는 성수동1가에 들거나 걸쳐 있어 상한제를 적용받지만 바로 옆 3·4지구는 성수동2가에 속해 규제를 받지 않게 됐다. 한몸이나 다름없이 사업이 진행 중인데 규제는 다르게 적용된다. 한남뉴타운도 비슷하다. 용산구 한남·보광동이 대상 지역에 들면서 한남2·3·4구역이 상한제를 적용받게 됐다. 하지만 동빙고동과 주성동에 걸친 한남5구역은 빠졌다.

성동구 행당동 행당7구역은 이주를 앞두고 입주권 웃돈이 5억원대로 치솟았지만 상한제를 피했다. 일부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성수전략정비구역과 대조적이다. 마포구에선 아현동이 상한제 대상 지역에 든 반면 공덕동은 지정되지 않았다. 아현동 A공인 관계자는 “아현2구역은 일반분양분이 53가구로 적은 데다 상한제 유예기간 안에 분양이 가능해 지정 실효성이 없다”며 “반면 일반분양이 500가구를 넘을 예정인 공덕1구역은 규제를 피했다”고 지적했다. 청약경쟁률과 집값 상승률이 높고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가 넘는 곳 가운데서 선정했다는 국토부의 설명과 온도차가 있다.

압구정동과 마천동 등 초기 단계 정비사업장이 많은 강남권 지역도 대거 상한제 대상 지역에 포함됐다. 압구정은 조합이 설립된 재건축구역이 한 곳에 불과하고 마천동은 마천1·3·4구역이 모두 조합 설립 단계다. 반면 노량진동과 흑석동 등 서울 남부권 지역은 모두 상한제를 피했다. 흑석동은 흑석3구역이 일반분양 시기를 조율 중이고 흑석9구역도 지난달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최진석/전형진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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