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대치 등 상한제 지역, 매도·매수자 관망…길동 등 "우리는 왜" 불만도
상한제 빠진 흑석동·과천 등은 매물 회수…고양 등 조정대상 해제지도 기대감


정부가 6일 1차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이 될 서울 27개 동을 발표한 가운데, 상한제 대상지역은 '정중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수·매도자 모두 일단은 관망하며 상한제 파장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반면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된 동작구 흑석동·과천 등 일부 지역과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 부산·고양시 등지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는 등 규제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상한제 대상지로 지정된 곳의 재건축 초기 단지들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시장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한제 대상 주택시장 "일단 지켜보자"…지정기준 모호해 혼란도

◇ 강남권 일단 매수·매도 관망…일부 "우린 왜 지정됐나" 불만도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현재 매수·매도 문의 없이 조용한 상태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어차피 상한제 대상지역으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별 움직임은 없다"며 "가격이 더 오르긴 어려워 보이지만 매물이 나오고 호가가 떨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사장은 "최근 이 곳은 재건축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체념하고 있어 상한제 적용 여부도 크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않는다"며 "재건축이 중단되면서 오히려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만 키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새 아파트는 여전히 호가가 높게 나오고 있다.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84㎡는 현재 29억원에도 매물이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번에 상한제 대상지로 선정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도 정중동의 분위기다.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매도하겠다는 전화는 물론이고 정부 발표에 대한 전망을 묻는 전화도 별로 없다"며 "현대아파트 소유주들은 재건축이 빨리 돼야 한다는 입장도 아니어서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압구정동은 현재 현대아파트와 미성·한양 아파트 등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나 모두 안전진단 또는 추진위원회 상태의 초기 단계다.

이 지역에서 영업하는 다른 공인중개사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사실상 일반분양 없이 기존 아파트와 비슷한 규모로 재건축하는 '일대일 재건축'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며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역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된 송파구의 방이동과 문정동 일대도 차분한 분위기다.
상한제 대상 주택시장 "일단 지켜보자"…지정기준 모호해 혼란도

문정동에서 영업하는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문정동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한 문의 전화는 없었다"며 "제도를 시행한다는 얘기가 나온 시점이 벌써 넉 달도 더 됐는데 이미 거래 수요의 90%는 다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이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강남권은 이제 정부 규제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방이동과 문정동 등 일부 주민들은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올림픽훼밀리아파트 등 대규모 아파트의 재건축이 아직 안전진단 문턱도 넘지 못한 상태인데 상한제 대상으로 지정되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문정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과천, 흑석동처럼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한 곳은 상한제에서 풀어주고 여긴 특별한 움직임도 없는데 상한제로 지정되니 주민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된 강동구 길동 역시 같은 구의 고덕동, 명일동, 둔촌동 등보다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지역인데 상한제 대상이 된 것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김구철 사단법인 주거환경연합 조합경영지원단장은 "길동이 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 것인지 모르겠다"며 "강동구에서도 집값이 저렴한 편인데 지금처럼 모호한 기준으로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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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에서는 신동아 1·2차아파트 재건축이 진행 중이며 현재 이주를 끝내고 철거를 앞두고 있다.

이 단지는 내년 4월 29일 이전에 일반분양이 불가능해 이번 정부의 상한제 적용 대상 지정으로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 단지 인근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대어인 둔촌주공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했는데, 애먼 길동이 대상지로 지정돼 피해를 보게 됐다며 조합원들이 억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 마용성·여의도도 "매물 나오려면 시간 걸려"…재건축 사업은 장기화 우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재건축 단지 일대도 대부분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적어도 일주일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용산구 한남3구역은 현재 재건축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정부가 특별점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상한제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관망하는 분위기다.

한남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상한제 대상이 됐지만 아직 급매물이 나오거나 호가가 떨어지는 분위기는 없다"며 "다만 어제 발표 이후 매수 문의는 뚝 끊겼다"고 말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사장은 "상한제 지정 이후 조합원 가운데 일부는 집을 팔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은 하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처분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며칠 상황을 지켜봐야 확실한 분위기가 감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아현동은 정비사업이 아현2구역밖에 없고, 전체 1천400여가구중 일반분양이 50가구도 안된다"며 "50가구 분양가 잡으려고 상한제 대상지에 포함시켰다는 것은 정부 정책이 잘못된 게 아니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와 건설사들은 앞으로 상한제 지역에서 정비사업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곳은 내년 4월까지 분양을 마치려고 사업을 서두르겠지만 반포3주구처럼 관리처분단계에도 가지 못한 곳들은 당분간 사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그냥 손놓고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못한 곳들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때문에 사업성 문제로 고민이 많았는데 설상가상으로 상한제 벽까지 생기니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격'이 됐다"며 "한동안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 20여개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조합 추진위원회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조합 사무실에 모여 대책 회의를 했다.

정부가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거나 2년 이상 유예해주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도 철폐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상한제 대상 주택시장 "일단 지켜보자"…지정기준 모호해 혼란도

◇ 상한제 피해간 곳은 매물회수 '기대감'…부산·고양도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들썩
이에 비해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된 곳은 일단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풍선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분양을 앞둔 동작구 흑석3 재개발구역은 일단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분양을 마친다는 계획이었으나 상한제 대상에서 빠지면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달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흑석9구역도 일단 상한제를 피해갈 수 있게 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동작구 흑석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내년 3월 분양이 빠듯한 상황이었는데 상한제에서 빠지게 되며 좀 더 여유롭게 일반분양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어제, 오늘 매수 문의도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는 흑석3, 흑석9구역 모두 집주인들이 호가 상승을 기대해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천시 일대도 마찬가지다.

별양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과천주공1단지 후분양 가격이 3.3㎡당 4천만원에 육박한 이후 가격이 너무 올라서 매수세가 시세를 못 쫓아가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 당초 예상과 달리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되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며 "당장 호가가 올랐다고 보긴 어렵지만 주말 이후에는 가격에도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고양·남양주시 등은 규제가 풀리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부산의 경우 해운대 엘시티 주상복합 아파트가 이달 말 입주를 앞둔 가운데 한달여 전부터 조정지역 해제 기대감 등으로 분양권 웃돈이 1억원가량 오르고, 수영구 일대 재건축 단지들도 매물이 회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시 마두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아직 시장이 활발하진 않은데 조정대상에서 풀린 뒤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매수 문의도 지난주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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