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토막 났던 거래량·100주 이상 하락 가격…비정상적 상황 호전될 듯
이달 말 입주 앞둔 초고가 엘시티…잔금 마련 숨통 트이는 등 최고 수혜
'중도금·잔금 걱정 덜게 됐다' 부산 부동산 시장 해빙기 모드로
지난 9월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재건축 아파트를 분양받은 회사원 정 모(52) 씨는 청약 당첨의 기쁨도 잠시 중도금 걱정에 한숨을 쉬었다.

수영구가 정부의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6일 정부가 수영구를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중도금 대출을 규정대로 받을 수 있게 돼 한시름을 덜게 됐다.

부산 해운대, 수영, 동래구가 3년 만에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나면서 지역 주택시장과 부동산 경기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씨가 분양받은 남천동 아파트도 정부 결정에 따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는 시점부터 부동산 대출 규제가 해제되고, 6개월 뒤에는 분양권 전매도 가능해진다.

부산은 2016년 11월과 2017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해운대구, 남구, 연제구, 수영구, 동래구, 부산진구, 기장군 등 7개 자치구가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말까지 4개 자치구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지만, 부산에서 주거지로 인기가 높은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는 지금까지 조정대상지역으로 남아 지역 부동산 경기의 발목을 잡아 왔다.

'중도금·잔금 걱정 덜게 됐다' 부산 부동산 시장 해빙기 모드로
실제로 부산은 올해 4월까지 신규 분양물량이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다.

5월 이후 일부 대기업 건설사를 중심으로 신규 청약 물량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지역 부동산 경기도 회복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 건설사 물량 등에만 청약 수요가 몰렸을 뿐 지역 중소업체 분양 단지는 미달 사태를 빚었고 기존 주택 매매도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부산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11월을 100으로 했을 때 올해 9월은 93.4까지 떨어졌다.

조정대상지역인 해운대구와 동래구는 9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91.9와 92.9로 부산 평균보다도 더 뒷걸음질했다.

아파트 실거래가격도 올해 7월 기준으로 부산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2017년 11월의 100에서 91.4까지 하락했다.

부산 최고 분양가 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던 해운대 엘시티도 조정대상지역 해제의 수혜 단지로 꼽힌다.

이달 말 입주를 시작하는 엘시티는 대부분 계약자가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대출 규제가 풀리면서 잔금 마련의 숨통을 틔게 됐다.

주택매매 거래도 회복되면서 822가구에 달하는 엘시티 입주자들의 기존 주택 매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도금·잔금 걱정 덜게 됐다' 부산 부동산 시장 해빙기 모드로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주택담보대출 비율과 가구당 대출 건수 등에서 제한을 받던 해운대, 수영, 동래지역 주택시장이 빠르게 정상화할 것"이라며 "그동안 주택 매입을 미뤄왔던 실수요자가 주택 매수에 나서고 투자수요도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도 "지난 3년간 부산 주요 지역이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주택매매 거래량이 반 토막 나고 아파트 매매가격이 100주 이상 하락하는 등 비정상적인 형태를 보이던 지역 주택시장이 이번 조치로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