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청약을 받은 서울 양원지구 신혼희망타운 조감도. 서울에서 두 번째로 공급된 신혼희망타운이다. LH 제공
지난 7월 청약을 받은 서울 양원지구 신혼희망타운 조감도. 서울에서 두 번째로 공급된 신혼희망타운이다. LH 제공
서울에 분양가 3억원대 새 아파트가 있을까? 정답은 ‘있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신혼희망타운’이다.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공급한다. 그만큼 경쟁은 치열하다. 내집마련을 위한 신혼희망타운 청약 요건과 당첨 전략을 분석했다.

①소형·비인기 주택형 경쟁률↓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전국 12곳의 공공택지에서 신혼희망타운 5567가구가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 수서역세권(411가구)과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781가구) 등 알짜 부지에 들어서는 단지다.

3억대 서울 새 아파트 분양…올 연말 알짜 '신혼희망타운' 노려라
이름처럼 가구원 전원이 무주택 요건을 갖춘 신혼부부가 주 공급 대상이다. 혼인기간이 7년 이내면 신혼부부로 인정된다. 재혼인 경우 전체 혼인기간에 합산해 신혼 여부를 따진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도 청약할 수 있다. 한부모가족이라면 만 7세 미만 자녀를 뒀을 때 자격이 주어진다. 해당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상태로 청약통장 가입 6개월·납입 6회 이상이면서 소득 기준을 충족하면 된다. 소득은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120%(맞벌이인 경우 130%) 이하면 된다.

3억대 서울 새 아파트 분양…올 연말 알짜 '신혼희망타운' 노려라
경쟁은 서울 강남 웬만한 재건축단지 못지않게 치열하다. 지난 7월 청약을 받은 서울 양원지구 신혼희망타운은 269가구 모집에 5610명이 몰려 평균 2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호 희망타운’으로 공급됐던 위례신도시는 5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주택형별로 따져보면 다소 온도차가 있다. 상대적으로 넓은 주택형과 판상형 구조에 수요자가 더 몰렸다.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소형 면적대와 비인기 주택형을 노릴 필요가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양원 희망타운에선 전용 55㎡A형이 24 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침실 세 칸과 거실이 한쪽 벽으로 배치된 4베이 판상형 구조다. 탑상형 구조인 전용 55㎡B형과 3인 가구에도 다소 좁은 전용 46㎡의 경쟁률은 각각 16 대 1과 14 대 1로 집계됐다. 앞서 위례 희망타운도 판상형인 전용 55㎡A형은 143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지만 소형·탑상형인 전용 46㎡B형은 9 대 1에 그쳤다.

②가점 계산 방식은 두 가지

신혼희망타운의 단지별 공급 물량은 우선공급과 잔여공급으로 나뉜다. 예비 신혼부부나 혼인기간 2년 이내인 부부, 만 3세 미만 자녀를 둔 한부모가족에 전체 물량의 30%가 우선공급된다. 여기서 가점이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가리고 동점일 때는 추첨을 거친다. 70%의 잔여물량은 우선공급 낙첨자와 나머지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공급된다.

핵심은 공급 단계별로 가점 계산 방식도 다르다는 점이다. 우선공급은 가구소득과 청약통장 납입 횟수, 해당 지역 거주기간에 따라 항목별 1~3점의 가점이 주어진다. 자녀가 없는 부부라면 되도록 혼인 2년이 경과하기 전에 우선공급을 노려야 당첨 확률이 높다. 이때는 소득기준 가점이 당락을 가른다. 맞벌이 3인 가족을 기준으로 월평균 432만원 이하일 때 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다. 433만~594만원 이하일 때 2점, 595만~702만원 이하일 때는 1점이다.

③더 저렴한 ‘내집마련’

가격은 주변 시세 대비 크게 낮은 편이다. 양원 희망타운은 2억7000만~3억5000만원대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위례 희망타운은 3억5000만~4억4500만원 선이다. 위례신도시 주변 아파트와 비교하면 60% 수준이다. 다만 기본 사양인 발코니 확장 비용 800만~900만원을 따로 부담해야 한다. 시스템에어컨과 붙박이장 등 유상 옵션을 선택하면 1000만원가량 비용이 증가한다.

민간 아파트와 비교하면 자금조달 기간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일반 아파트는 대부분 당첨 후 1개월 안에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치르고, 60%에 해당하는 중도금은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4~5개월마다 낸다. 잔금 30%는 입주할 때 마저 납부하는 방식이다. 신혼희망타운은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납부한 뒤 중도금도 10%씩 두 번만 치른다. 1년 안팎의 간격이다. 입주할 때 나머지 70%를 낸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담보대출인 수익공유형 모기지에 의무 가입(분양가 2억9400만원 초과 주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금을 통해 연 1.3%의 고정금리로 최장 30년 동안 집값의 70%까지(4억원 한도) 대출을 지원해준다. 다만 집을 되팔 때 차익의 최대 50%를 기금과 정산해야 한다. 대출 거치기간을 1년으로 두고 19·29년 동안 원리금을 균등 분할 상환하는 조건이다.

④무주택 유지·중복청약 금지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우선 가구원들의 총자산이 2억9400만원을 넘어선 안 된다. 자산이란 소유한 건물 등의 공시가격과 예금의 평균잔액, 임차보증금, 자동차가액 등을 더한 금액에서 부채를 뺀 돈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액은 부채에 포함되지 않는다. 만약 총자산 기준을 초과할 경우 당첨됐더라도 실제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예비 신혼부부는 당첨 후 1년 안에 혼인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혼인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계약 자체가 취소 처리된다. 또한 전체 당첨 가구는 입주할 때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다른 아파트에 당첨되거나 분양권을 승계취득하는 것도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된다. 다만 미분양 아파트의 잔여가구를 최초로 공급받는 경우 주택으로 보지 않는다.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될 경우 평생 한 차례인 특별공급에 당첨된 것과 동일하게 간주돼 앞으로 다른 일반 아파트 특별공급에 청약할 수 없다. 만약 부부가 중복으로 청약해 한 사람이 당첨될 경우 모두 부적격으로 판정돼 낙첨 처리된다.

공공분양 아파트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신혼희망타운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에 들어서기 때문에 단지별 의무거주 기간과 전매제한 기간이 있다. 최초 입주가능일 90일 이전에 집들이를 해야 한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