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동북선 경전철 착공…교통 열악한 수도권 외곽 '수혜'
표류하던 수도권 교통망 사업이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경기 안산과 서울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이 사업 추진 21년 만에 첫 삽을 떴다. 양주옥정신도시 첫 지하철인 도봉산·옥정 광역철도와 동북선 경전철도 연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위례신사선 청라연장선 등도 개발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교통이 열악한 파주, 안산 등 수도권 외곽지역에 들어서는 노선이어서 개통 뒤 수혜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외곽 아파트 ‘들썩’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신안산선이 지난달 9일 착공식을 했다. 이는 시흥 광명을 거쳐 여의도까지 44.7㎞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다. 사업비 3조3465억원을 투입해 15개 정거장을 짓는다. 지하 40m 이하 대심도 공간에서 최고 시속 110㎞로 달린다. 9호선 급행열차(46.8㎞/h)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일반 기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개통 후 시흥시청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이동 시간은 현재 53분에서 22분으로 단축된다. 안산시 원시동에서 여의도역까지는 36분 안에 닿는다. 원시~시흥시청 구간에서는 소사~원시선으로, 시흥시청~광명 구간에서는 월곶~판교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신안산선·동북선 경전철 착공…교통 열악한 수도권 외곽 '수혜'
전문가들은 안산, 시흥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최대 수혜지로 꼽는다. 서울에서는 노선이 지나는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등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은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과 다중 역세권으로 재탄생하는 지역이 가장 큰 수혜지”라고 말했다.

신안산선·동북선 경전철 착공…교통 열악한 수도권 외곽 '수혜'
옥정신도시에서는 도봉산·옥정 광역철도가 12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을 옥정신도시까지 잇는 15.3㎞ 노선이다. 옥정신도시에 들어서는 첫 전철이다. 옥정은 그동안 2기 신도시 중에서도 교통망이 열악한 곳으로 꼽혔다. 전철은커녕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로 향하는 광역버스 노선도 없다. 경기도는 도봉산·옥정 광역철도가 개통하면 23만 명가량이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노선을 포천시까지 추가로 연결하는 도봉산·옥정~포천선 사업은 지난 1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서울 노원구, 동대문구 등 교통 소외 지역을 관통하는 동북선 경전철은 연말 착공한다. 왕십리역에서 상계역까지 16개 역(총 연장 13.4㎞)으로 잇는 노선이다. 개통 뒤 노원구 은행사거리에서 왕십리역까지 이동 시간은 46분에서 22분으로 줄어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와 성북구 장위뉴타운 등을 최대 수혜지로 꼽는다. 학원가가 조성돼 있는 은행사거리는 가장 가까운 4호선 노원역이 3㎞나 떨어져 있다. 장위뉴타운 일대는 도로 폭이 좁아 교통체증이 심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과 다중 역세권으로 재탄생하는 지역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개통까지는 7~8년

수도권 외곽지역에 예정된 철도사업도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7호선 청라연장선은 지난 7월 국토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 노선은 서울 7호선 석남역(예정)과 청라국제도시 사이 10.7㎞를 잇는 전철이다. 인천시는 기본·실시설계를 마친 뒤 2021년 착공할 방침이다. 개통 뒤 청라에서 7호선 서울 구로까지 이동시간은 78분에서 42분으로 줄어든다. 강남까지는 환승 없이 한 번에 간다.

8호선 복정역과 산성역 사이에 역을 새로 짓는 8호선 추가 역 사업은 12월 착공할 방침이다. 개통 예정 시기는 2021년 하반기다. 위례과천선(위례신도시~경기 과천)은 세부 노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착공 뒤에도 공기 지연 변수가 많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난해 개통한 9호선 3단계 구간(서울 잠실운동장~보훈병원)은 2016년 2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싱크홀과 예산 부족 탓에 2년10개월 미뤄졌다. 별내신도시에 예정된 8호선 연장 별내선(암사역~별내역)은 서울 암사유적지 문화재 조사와 개발행위 허가 등의 문제로 1년 늦어졌다. 완공 예정 시기는 2022년에서 2023년 9월께로 연기됐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매년 10% 가까이 줄이고 있어 공사 지연은 일반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