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일반분양을 위해 건립중이던 모델하우스 모습. (자료 조합원)
이달 일반분양을 위해 건립중이던 모델하우스 모습. (자료 조합원)
울산시 첫 번째 재개발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울산 중구 복산동 B-05구역 재개발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주를 무사히 끝내고 철거 공사도 마무리 단계였지만, 조합과 시공사간에 갈등이 깊어지면서 착공이 늦어지면서다. 사업 지연에 따른 분담금 폭탄은 물론, 이달 예정이었던 일반분양도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울산 중구 B-0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기존 시공사인 효성중공업, 진흥기업, 동부토건 컨소시엄과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나섰다. 지난달 24일 시공자 재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지난 7월 컨소시엄 시공사 중 한 곳인 동부토건이 공동도급지분 40%를 효성에 양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조합은 시공사의 미숙한 대처 방안을 지적하며 계약해지 및 재선정을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조합의 시공사 재선정은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다. 조합은 지난 2일 시공사 재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지난달 19일 현장설명회에 이어 두 번째 무산이다.

시공사 재선정에 차질을 빚으며 순항을 이어온 재개발사업도 지연되고 있다. 조합은 지난 2014년 9월 효성중공업, 진흥기업, 동부토건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빠르게 재개발사업을 추진했다. 2016년 1월 사업시행인가, 2017년 2월 관리처분인가를 득하고 조합원 분양까지 마무리한 가운데 올해 10월에는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었다.

한 조합원은 “재개발사업에서 시간은 돈이라고 하는데 계획된 일정이 자꾸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조합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며 “시공사를 교체하려고 했다가 추가 분담금 폭탄을 맞는 것이 아닐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울산 중구 B-05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은 울산 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구는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울산 내에서 중심지였지만, 남구 삼산동 일대가 개발되고 노후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울산의 주택시장은 수년간 침체기를 걷다가 최근 들어 간신히 반등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이번 재개발은 중구 일대가 본격적인 개발붐의 시발점 역할을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더군다나 이 구역의 신축 규모는 관리처분 기준으로 지하 3층~지상 25층의 29개 동, 2625가구에 달한다. 공사비는 약 5200억원이다. 규모가 큰 만큼 사업이 늦어질수록 조합원들의 금전적인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조합 등에 따르면 현재 울산 중구 B-05구역이 기존 시공사로부터 지원 받은 직접 대여금은 142억원, 사업비 대출금은 2200억원, 이주비 대출금은 797억원, 조합원분양계약금은 120억원(현재 97억원 집행, 잔여금액 23억원) 수준이다. 전액 집행완료된 사업비 대출금(2200억원)에서는 매월 8억원, 이주비 대출금(797억원)에서는 매월 3억10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시공사와 소송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현재 기존 시공사는 ‘시공사 선정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시공사 지위 확인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기존 시공사의 가처분신청이 인용되거나,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울산 중구 B-05구역 재개발사업은 무기한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어렵게 시공사를 교체한 이후에도 계약협의, 대출약정변경, 설계변경(경미한 변경 포함) 등의 절차들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시공사 교체는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조합원 분담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서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