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피하려 '임대 입찰' 공고
법률검토 없이 추진 '해프닝'
원베일리 '임대후 분양' 나섰지만…서울시 "법적으로 불가능"

‘임대 후 분양’ 방식을 추진하던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 급제동이 걸렸다. 관련 법규를 검토한 서울시가 ‘불가’ 판정을 내려서다.

8일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에 따르면 신반포3차·경남아파트(원베일리) 재건축조합은 10일까지 기업형 임대사업자 입찰을 받기 위한 공고를 냈다. 조합이 재건축을 통해 짓는 2971가구 가운데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던 346가구를 운영할 임대사업자를 뽑기 위해서다. 일반분양을 하지 않고 일단 임대로 돌렸다가 분양 물량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선분양이든 후분양이든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없게 되자 제3의 방식을 모색한 것이다.

조합이 이 같은 사업 방식을 들고나온 건 어떻게든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하기로 했지만 어차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관리를 받아야 한다. HUG 규정대로라면 최근 분양보증을 받은 반포우성의 분양가(3.3㎡당 평균 4891만원)를 넘을 수 없다. 인근 ‘아크로리버파크’가 3.3㎡당 1억원대에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격에 분양해야 하는 셈이다. HUG 보증이 필요없는 후분양을 선택한다면 더 엄격한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받아야 한다.

서울 정비사업장에서 임대 후 분양 방식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 개발사업에선 전례가 있다. 2007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처음 시행될 당시 ‘한남더힐’이 임대 후 분양을 통해 가격 통제를 피했다. 2017년 ‘나인원한남’도 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해 임대 방식으로 공급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원베일리 움직임에 곧바로 제동을 걸었다. 부동산업계가 술렁이자 관련 법규를 검토한 서울시가 불가능 통보를 내려서다. 신반포3차 조합이 검토한 사업 방식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특법)’을 적용받는데 이 법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을 임대사업자에게 우선 공급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임대 후 분양을 하려면 민특법이 아니더라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정비계획에 반영됐어야 한다”며 “신반포3차·경남 조합은 아직 이 같은 정비계획 변경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임대 후 분양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조합은 이달 말 조합원 총회와 본계약까지 마쳐 속전속결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방침을 통보하자 조합도 이를 받아들였다”며 “애초 시공사 등의 면밀한 법률 자문을 거치지 않고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아직 상한제가 시행된 게 아니기 때문에 상한제 주택을 제외한다는 조문을 어떻게 볼 것인지 쟁점도 있다”며 “현행 법률상 가능하더라도 정부가 법을 개정하거나 인허가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막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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