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서울 아파트 20곳에서 4300여 가구가 증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김상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8월까지 서울 아파트 20개 단지에서 4398건이 증여됐다. 증여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강동구 고덕아르테온이다. 증여 건수가 671건에 달했다. 고덕아르테온은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아파트로 4066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다.

다음으로는 강동구 고덕그라시움(344건), 중랑구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341건) 순이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314건), 성북구 꿈의숲아이파크(289건), 영등포구 보라매SK뷰(238건), 영등포구 e편한세상보라매2차(237건), 양천구 래미안 목동아델리체(209건) 등도 증여가 200건을 넘었다.

증여 상위 20개 단지 중 몸값이 가장 비싼 곳은 138건 증여된 서초구 서초그랑자이였다. 전용 119.41㎡ 입주권이 지난 8월 25억8000만원에 증여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증여 건수 상위 20개 단지 중 15곳이 최근 분양한 미입주 단지다.

이 중에는 분양권을 부부 사이에 증여한 사례가 많다. 정당 계약을 하자마자 부부 공동 명의로 바꾸는 방식이다.

원종훈 국민은행 부동산세무팀장은 “부부간에는 6억원까지 증여세가 없기 때문에 향후 양도소득세 등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증여했을 것”이라며 “고가 아파트는 시세가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증여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집주인이 재산을 지키고, 세금을 줄이기 위해 증여를 하고 있다”며 “증여가 늘수록 매매를 위한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거래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