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한진CY 부지 공공기여 조건으로 개발
시민단체 "시민토론회 도입은 환영…상세 정보 공개해야"
특혜 논란 피한다…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제 부산 첫 시도

공공 기여를 조건으로 도심 대규모 유휴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변경해주는 사전협상제도가 부산에서도 도입된다.

부산시는 26일 오후 해운대 재송동 한진 컨테이너 야적장(CY) 부지에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 도입과 관련한 현장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앞서 시는 해운대 주민 참여단 10명을 공개 모집했다.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는 5천㎡ 이상 유휴 토지 또는 대규모 시설을 개발할 때 지자체와 민간 제안자, 외부 전문가가 용도지역 변경과 개발계획 수용 여부를 일괄 협상하는 제도다.

서울 강남 옛 한전 부지와 광주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 개발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부산 북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신항으로 옮겨가면서 도심 속 유휴부지로 남은 한진 CY 부지는 지난해 8월 사전협상 대상지로 지정돼 그동안 개발 계획과 공공기여 방안을 놓고 부산시와 민간 사업자가 협상을 벌여 왔다.

잠정 합의안을 보면 5만4천480㎡에 최고 높이 69층짜리 건물을 짓는 내용이다.

3천71가구 규모 주거시설과 레지던스 외에 판매시설도 포함됐다.

특혜 논란 피한다…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제 부산 첫 시도

민간사업자인 삼미디앤씨는 수영강을 따라 보행로, 쇼핑시설, 전시·공연시설, 호텔을 조성하는 등 입주자 중심에서 탈피해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관광인프라로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

삼미디앤씨는 개발 이익의 52% 수준인 1천100억원을 공적으로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조만간 한 차례 더 토론회를 개최해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준공업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투명한 논의 절차를 거쳐 공공과 민간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개발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처음 시도되는 사전협상제와 관련해 부산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개발사업에 대한 투명성 확보와 공공성 제고를 위한 시민토론회 도입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토론회는 요식행위가 아닌 시민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전 협상 대상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가한 한 시민은 "1차 토론회가 사업 내용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밖에 없어 2차 토론회 때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사업자가 내놓게 될 공적 자금 적정성 문제와 공익사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한진CY와 함께 옛 기장군 한국유리 부지, 한진중공업 다대포공장 터 등에 대해서도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를 통한 개발이 추진 중이다.

옛 한국유리 부지를 인수한 동일스위트는 주거 비율을 80%에서 50%로 낮추고, 40% 이상을 공공성이 높은 문화·해양 관광시설로 개발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조만간 시에 사전협상 대상지 신청을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한국유리나 다대포공장 터 등에 대해서도 민간 사업자가 구체적인 제안을 해 오면 협상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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