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모델하우스 문 열어
24일 1순위 청약
서울 강남구 ‘래미안 라클래시’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60% 수준으로 확정되면서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래미안 라클래시 공사 현장.

서울 강남구 ‘래미안 라클래시’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60% 수준으로 확정되면서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래미안 라클래시 공사 현장.

오는 24일 청약을 받는 서울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의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6억원대로 책정됐다. 주변 아파트 시세의 60% 수준이다. 당첨만 되면 최대 10억원의 시세 차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로또’와 버금가는 상품으로 꼽힌다.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서울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청약 광풍’ 사태마저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가구당 분양가가 9억원 이상으로 대출이 불가능해 현금 부자들만 진입할 수 있는 만큼 현행 청약제도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시세 대비 10억원 이상 저렴

라클래시, 당첨되면 '10억 로또'…현금부자들만의 '청약 잔치'

래미안 라클래시는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피해 후분양에서 선분양으로 돌아선 단지다. 총 679가구 중 11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4750만원이다. 전용 71㎡ 분양가가 13억100만~14억5500만원, 전용 84㎡는 15억5300만~16억6400만원에 책정됐다. 같은 면적이라도 층에 따라 분양가는 1억원 이상 차이 난다.

서초구에서 가장 최근 청약시장에 나왔던 서초그랑자이(2019년 6월 분양)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687만원이다. 전용 84㎡가 14억5200만원이다. 래미안 라클래시 전용 84㎡는 이보다 1억~2억원가량 높아졌지만 주변 시세를 따졌을 때 최대 10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인근에 있는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면적 84㎡ 시세는 24억원 선으로 3.3㎡당 6574만원이다. 래미안 라클래시는 주변 신축 단지 시세에 비해서도 3.3㎡당 20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인 셈이다. 특히 ‘삼성동 대장 아파트’인 ‘센트럴아이파크’는 3.3㎡당 7300만원을 오르내릴 정도로 시세가 급등한 만큼 청약에 당첨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분양평가팀장은 “1군 브랜드인 데다 인근 신축 아파트인 센트럴 아이파크보다 입지 여건이 좋은 편이라 향후 가격 면에서 우위에 설 것으로 보인다”며 “시세차익이 10억원 이상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당초 3.3㎡당 50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분양가가 예상됐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제를 받아 3.3㎡당 4000만원 중후반대의 분양가에 나오게 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앞으로 영동대로 개발 등 주변에 호재가 많지만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은 극도로 제한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마지막으로 잡을 수 있는 ‘강남 로또’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고가점·현금 부자만의 이벤트장”

청약 경쟁률이 얼마나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달 12일 분양가 상한제가 발표된 이후 서울 등에서 청약한 단지들은 두 자릿수를 거뜬히 넘기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작구에서 공급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203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분양가를 대폭 낮춰 공급한 덕이다.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재개발 단지인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경쟁률은 54.93 대 1이었다. 앞서 서초구 반포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반포센트레빌’은 10가구 분양에 5700여 명이 몰렸다.

라클래시 당첨의 행운은 극소수의 현금 부자에게만 돌아갈 전망이다. 모든 가구가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분양가 60%) 대출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첨자는 계약금(분양가의 20%)과 중도금 등 전체 비용의 80%를 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즉 현금으로 최소 13억원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계약금만 대부분 주택형이 3억원이 넘는 데다 선분양과 후분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분양 일정이 늦춰진 탓에 준공(2021년)까지 약 1년4개월 동안 여섯 차례의 중도금을 내야 한다. 계약 시 내년 초부터 3개월 단위로 1억5000만~1억6000만원의 중도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자금 동원력이 필요하다.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쉽게 매입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부가 강남권 주택 공급을 옥죄고 대출 규제까지 강도를 높이면서 일반인이 가장 선호하는 강남의 분양시장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정부 규제가 집값을 꺾기는커녕 시세 차익만 키워 강남 부자들이 분양으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이벤트장을 마련해주는 격”이라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정책 부작용을 우려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를 과도하게 규제해 결국 10억원 이상 현금을 보유한 몇몇에게만 정책 혜택을 몰아주고 있는 셈”이라며 “실수요자들에게 대출을 풀어주고 시장 가격과의 괴리를 줄여 분양에 따른 시세 차익을 서민도 누리게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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