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청약에서 32.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대구 ‘힐스테이트 감삼’ 모델하우스.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1순위 청약에서 32.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대구 ‘힐스테이트 감삼’ 모델하우스.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지방 분양시장도 가을 성수기에 대한 기대가 크다. 5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부산 1만1650가구, 대구 9671가구, 광주 5459가구 등 최근 청약 열기가 높았던 광역시에서 도시정비사업을 거친 분양 물량이 대거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가 부족한 지방 광역시의 청약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분양 물량이 비교적 많이 쌓인 경남, 충남, 충북 등은 분양 물량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에서 5만 가구 분양

이번 분기 부산에서는 재개발 정비사업을 거친 물량이 대거 공급된다. 이달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는 사하구 힐스테이트 사하역은 괴정5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아파트다. 12개 동, 전용면적 84~114㎡ 1314가구 규모다. 다음달에는 사상구 덕포1구역을 재개발하는 중흥S클래스(1572가구), 용호3구역재개발(1725가구) 물량 등이 나온다. 오는 12월에는 대림산업,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이 공동 시공하는 부산거제2구역래미안(4470가구)이 청약을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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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는 이달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짓는 중구 대봉더샵센트럴파크가 공급된다. 전용면적 59~126㎡ 1337가구 중 26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같은 달 골안지구 재건축 사업인 남구 대구대명골안리슈빌(1051가구)도 일반분양에 나선다. 다음달 분양을 앞둔 서구 대구평리반도유보라(1684가구), 북구 대구역오페라W(1088가구)는 각각 평리3동 재개발 사업, 고성동 재개발 사업으로 짓는 단지다.

광주 역시 이번 분기 민간분양 4699가구 중 대부분이 재개발사업 물량이다. 북구 우산구역 재개발 무등산자이&어울림(2564가구), 동구 광주계림2구역재개발(1715가구) 등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각각 1646가구, 1108가구다.

○지방 광역시 청약 흥행 이어갈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전, 대구, 광주 등 지방 광역시의 청약 열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지역은 올 들어서도 1순위 청약에서 △대전 38.7 대 1 △광주 36.7 대 1 △대구 18.9 대 1 등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구 46.0 대 1, 대전 78.6 대 1 등에 비해서는 낮지만 올해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유지하며 청약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지역은 도심 주거지의 노후도가 비교적 높은 만큼 새 아파트의 대기 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구와 광주 전체 주거용 건물 중 10년 미만의 면적 비중은 20%에 그쳤다. 전국에서 서울(16%)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부산과 대전이 21%로 대구와 광주 다음으로 노후 주거 건축물 비중이 높았다. 4개 광역시 모두 전국 수준(25%)과 비교하면 신축 주거시설이 부족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지방 광역시는 신축 아파트가 서울보다 귀하다”고 말했다.

향후 지역별 입주 물량에 따라 분양시장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 입주 물량이 1만 가구를 웃도는 광주와 대구는 신축 아파트가 풍부해지면서 열기가 사그라들 수 있다”고 전했다.

○공급과잉 지역 전망 어두워

경상·충청권 등 미분양 물량이 쌓인 지역에선 부진한 분양 성적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부동산 호황기에 대규모로 공급한 물량이 지역경기 침체, 인구 감소 등으로 소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분양 물량에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가 거의 없어서다. 지난 7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 1만9094가구 중 대부분이 경남(3193가구) 경북(3671가구) 충남(3035가구) 등에 몰려 있다. 이들 지역에만 이번 분기 9500여 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입주 물량도 한꺼번에 몰렸다. 이번 분기 경남에서만 1만8486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후분양에 나서는 창원 마린애시앙부영(4298가구)을 비롯해 창원중동유니시티3·4단지(3233가구), 창원메트로시티석전(1763가구) 등이 입주한다. 강원과 충북 역시 각각 6282가구, 5669가구가 준공하면서 입주 물량이 풍부할 전망이다.

김혜현 알투코리아 투자자문 이사는 “대부분 지방은 분양시장이 되살아날 동력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방 실수요자라면 집값이 저점일 때 소득 및 이자상환 능력을 고려해 주택을 구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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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