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의무·10년 전매 제한 등 재산권 침해 지적에도 '주거 안정' 공익 강조

정부가 12일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공식 발표하면서 이미 진행 중인 재건축단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소급(遡及·과거까지 거슬러 영향을 미침) 적용', '재산권 침해'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는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이 주장하는 '손해'의 대상은 재산권이 아닌 '기대이익'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공개한 분양가 상한제 관련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아파트 단지에 분양가 상한제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이 기존 규정보다 앞당겨졌다.

현행 시행령 61조 2항은 일반주택 사업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지정 공고일 이후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만, 예외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를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소급 논란에 정부 "재산권 아닌 기대이익"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똑같이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후분양 방식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를 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현재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얻고 입주자 모집을 앞두고 있던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상한제에 따른 분양가 하락과 재건축 사업 이익 축소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만 관리처분인가를 마친 아파트가 모두 66개 단지, 6만8천406가구에 이른다.

이런 '소급 적용' 주장과 반발에 대해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경우라도, 분양 승인을 받기 전이라면 분양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관리처분 인사에 포함된 예상 분양가격과 사업 가치도 법률상 보호되는 확정 재산권이 아닌 기대이익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이 조합원의 기대이익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같은 맥락에서 '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이라는 사회적 대의명분을 앞세워 민간택지 거주 의무기간 부과,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최장 10년 전매 제한 등과 관련된 '재산권 침해' 논란과 지적도 방어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로또' 수준 차익과 투기 수요 유입을 막는 장치로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10년까지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분양가 상한제 소급 논란에 정부 "재산권 아닌 기대이익"

현재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은 3∼4년이지만, 개정안은 인근 주택의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을 따져 이 기간을 5∼10년까지 늘렸다.

아울러 국토부는 조만간 주택법 개정안 발의를 통해 수도권 공공 분양주택에 적용되는 거주 의무기간(최대 5년)을 올해 안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주택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공공택지 내 공공 분양의 경우, 현재 전매 제한 기간에 더해 거주 의무 기간까지 두고 있다.

이 '거주 의무 기간' 규정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민간택지 아파트까지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받아 단기 차익을 향유할 수 없도록 주택법 개정을 통해 거주의무 기간 부과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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